혼자가 편하지만 불안한 고소한라떼님의 고민

고소한라떼의 고민
"인간관계가 확장되지 않아 외로움과 불안함을 느껴요"
올해 30을 맞이한 저는 요즘 "20대를 지나치게 혼자만의 시간으로 채워서 지금 주변에 사람이 별로 없나?" "앞으로 연애나 결혼도 못 하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을 자주 합니다. 내향인 분들이라면 공감하겠지만 혼자만의 시간이 편하기도 하고, 또 나름의 취미나 즐길 거리 & 공부할 거리가 있으면 혼자서도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어요. 하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 있는 외부 활동이나 커뮤니티 활동이 너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후회와 아쉬움이 들어요. 넓은 관점에서 보면 인간관계에 대한 아쉬움으로 표현할 수도 있지만, 조금 좁혀서 현실적으로 보면 또래 이성을 만나서 연애할 기회도 없는 것은 아닐까 하는 쑥스러운 고민이기도 하죠.
물론 요즘은 이런 고민을 겨냥한 커뮤니티 서비스가 많아서 호기심에 기웃거려 보기도 해요. 하지만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비싼 가입비를 요구하는 곳도 많고, 이런 서비스에서의 만남이 진지한 인간관계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결국 고민은 많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 것 같아요. "혼자만의 시간이 편하지만, 새로운 인연은 만나고 싶은 이런 복잡하고 아이러니한 감정"은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또 구체적인 행동으로는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도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심리 카운슬러 슝슝님의 답변
“실수와 상처 없이 인간관계를 맺는다는 건 환상일지도 몰라요. 모험의 세계로 한 발자국씩 나아가 보세요.”
반갑습니다. 고소한라떼(이후 줄여서 ‘고떼’라 부를게요). 슝슝입니다.
고민 글을 반복해서 읽으며 내향인으로, 공부도 좋아하고 취미도 많고, 혼자 잘 노는 사람으로 고떼의 십 년 후를 살고 있는 저를 돌아봤어요. 저는 지금 아주 좋습니다. 홀로 있는 시간도 충분하고, 함께 있는 시간도 체력이 허락하는 선에서 자유롭고 즐겁게 누리고 있어요. 고떼의 고민을 하는 내향인이 참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고떼도 지금 그 고민으로 우울하거나 자괴감에 빠져 있다기보다는 아쉬운 마음이 드는 정도 같아서 조금은 가볍게 답변하려고 해요. 음음, 아아, 일단 텐션을 좀 높이고요.
우선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 위해서는 소셜 모임 참가를 추천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거기에 이성이 얼마나 있느냐가 아니라, 모임의 주제가 얼마나 내 취향과 일치하는가 고요. 우리 내향인들에게 관계 중심의 모임은 좀 부담스럽잖아요. 파티성 모임은 기만 잔뜩 빨리고요. 그러니 고떼가 꾸준히 애정해 온 주제들의 모임을 찾아 보세요. 단회성도 좋지만, 3~4회 정도 지속성이 있는 모임이 차차 알아가고 편해져서 나중엔 말도 좀 많이 나누기에 좋습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연인을 만나고 싶다면, 내가 원하는 성별, 나이대의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선택하면 됩니다. 이때도 다수의 인원이 동시에 이야기 나누는 자리보다는 소수의 인원으로 진행하는 곳으로 가면 좋겠죠.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아도, 이 고민 글처럼 고떼의 솔직한 마음을 드러낸다면 그에 공감하는 이에게 고떼를 알릴 수 있을 거예요. 같은 마음인 사람을 만나는 건 시간과 행운이 필요하겠지만요.
연애를 목적으로 한다면 지인에게 소개팅 부탁을 하는 것도 좋고요. 유무료 어플이나 오픈 채팅 등도 경험해 보셔도 좋아요. 만남이 쉽고 빠를수록 상대의 다양성이 커지긴 하지만, 고떼의 태도를 분명히 하면 맞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지도요. 고떼만의 기준만 확실히 세운다면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 놓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사랑은 열린 문이고, 인간관계 또한 모험이니까요. 기준 이야기를 하게 되는 건 ‘안전’ 때문이지만, 실수와 상처 없이 인간관계를 한다는 것도 환상이잖아요.
고떼, 시작해 보고 싶은 제안이 하나라도 있나요? 혹시 다 안 끌리나요? 낯선 상황과 사람이 부담스럽고 두렵나요? 그렇다면 현재의 친구, 가족, 동료 등 기존의 인간관계에 보다 더 마음과 정성을 들여 봐도 좋아요. 저는 모아뒀던 엽서들, 매일 찌는 일력, 포스트잇, 다이어리 한 켠 등에 짧게 쪽지를 적어서 마음을 전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어요. 내향인의 좁은 인간관계를 더욱 깊고 다정하게 가꾸어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끝으로 그 ‘아이러니한 감정’에 대해 한 마디만 보태고 마칠까 합니다. 그 감정은 잘 데리고 살아야 합니다. 평생 함께할 거예요. 그러니 나의 외로움을, 나의 사랑과 기쁨 만큼 환영해 주세요. 말하지 않아도 깊이 있고 지혜롭고 고요한 아우라가 혼자 쌓아 올린 시간에서 나오니까요. 고소한라떼의 삶이 홀로도 함께도 부족함 없이 굳세고 편안하기를 바랍니다. 안녕히.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