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미
CONTENTS
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고민 상담소2023.06.09 · 읽는 데 4

작은 실수도 두려운 오프님의 고민

오프님의 고민

“작은 실수도 두렵고 무서워요…”

작은 실수도 두려워해요. 일상생활에서부터 시험 문제까지, 거의 모든 부문에서요. 작은 쪽지 시험이나 1학기 수행 평가를 망쳤을 땐 더 이상 가망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내가 그 전에 얼마나 잘했든 못했든 중요하지 않게 느껴져요. 나에게는 앞으로 남은 많은 시험들과 평가들이 있는데, 그 모든 것에서 아무 실수 없이 잘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무섭고 힘들어요.

잘하는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면서 나는 왜 이렇게 못났지 라고 생각해요. 세상에는 당연히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아는데도 말이에요.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싫어요. 잘하고 싶은데 아닌 것 같아서 무서워요. 여기서 더 못할까 봐 두려워요. 아직 중학생밖에 안 됐는데 이러면 고등학교 때는 어떡하지 하고 걱정해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 님의 답변

“나를 힘들게 하는 생각이나 감정과 싸우지 말고 충분히 느끼고 살펴봐 줘요.

충분히 대접받은 감정과 생각은 지나갈 거예요.”

반가워요, 오프. 슝슝이에요.

오프의 고민 글을 읽다 최근에 중 3인 딸아이와 나눈 고민과 비슷한 것이 많아서 놀랐어요. 저희 딸아이는 연애 때문에 힘들고, 친한 친구들과의 거리감 때문에 며칠을 울고, 시험 때마다 성적이 안 나올 이유를 대다가 시험 보며 실수하면 한참을 속상해한답니다. 그런데 실은 저도 그래요. 리추얼 운영하며 사람이 많이 안 모일까 봐 전전긍긍하기도 하고, 단체 카톡방에 말 한마디 실수하고서 잠 못 들고 후회하기도 해요. 오늘도 사진 찍는 게 싫다며 까칠하게 말하는 아들 녀석 때문에 어찌나 마음이 상하는지. 정말 고민을 털어놓자니 끝이 없네요.

오프가 보기에는 어떤가요? ‘잉. 다른 언니도, 어른도, 상담사도 나랑 똑같네.’ 생각했으면 좋겠네요. 우리는 정말 못 말리는 생각 쟁이거든요. 오프가 말하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 미래에 대한 절망, 모든 것이 의미 없게 느껴지는 것들도 모두 생각이에요. 남들과의 비교도, 이런 나 자신에 대한 싫음도 모두 생각이에요. 생각이 참 나쁘죠. 우리를 이렇게나 괴롭히니까요. 저도 생각 속에 갇혀서 며칠을 속앓이를 하다 보면 정말 현타가 와요. 오프도 그런가요? 유독 오프가 다른 친구들보다도 더 그런 생각쟁이인 것 같나요?

여기까지 읽었으면, 잠깐 멈춰서 크게 심호흡 해봐요. 코로 천천히 깊게 들이마셨다가, 입으로 가늘게 끝까지 내쉬기를 한 번, 두 번, 세 번만 해봐요. 조금 멍해지거나, 편안해지거나 한가요? 앞에서 한 얘기를 따라오다가 더욱 긴장되고 불안하고 감정이 올라왔을까 봐요. 이제 좀 차분히 해결책을 살펴보기로 해요.

걱정과 불안, 실수에 대한 아쉬움과 잘못한 행동에 반성은 우리가 미래를 대비하고, 더 나은 행동을 하고,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자연스러운 생각과 감정이에요. 누구나 있어요. 없으면 오히려 적응이 힘들 거예요. 그러니 오프에게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이 찾아올 때, ‘이런 거 느끼면 안 돼!’, ‘또 이러는 거 진짜 싫어.’처럼 밀어내려고 애쓰면서 싸우지 마세요. 이미 생긴 생각과 감정과 싸우면 불난 집에 ‘분노’라는 휘발유까지 들이붓는 거예요. 그러면 더 난리 나겠죠. 더 오래 힘들고요.

그러니 일단 생긴 생각, 감정은 그대로 느껴보세요. 오히려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이 부정적인 생각, 힘든 감정은 지금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지? 이것들은 무엇 때문에 생겼지? 나는 뭘 잘하고 싶었고,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었길래 잘 안되니 이렇게 힘든 거지? 하나하나 이해해 보세요. 오프의 생각과 감정이니, 다른 사람은 쓸데없다, 잡생각이다, 지나치다 뭐라 할지 몰라도 오프만은 내 것이니 충분히 바라보고 이해해 주고 달래주세요. 그래, 그랬구나 하고요. 글 쓰는 걸 좋아하면, 감정 일기를 써봐도 좋고요.

그러면 생각이 끝없이 이어지고, 감정이 더 증폭되는 것 같아 걱정되나요? 그런데 안 그래요. 충분히 대접받은 생각과 감정은 지나간답니다. 한 번 돌아봐요. 과거에 오프를 미치게 할 것 같았던 생각과 감정들이 지금은 정말 별것 아니었구나 싶은 것들이 있지 않나요? 원리를 알려주자면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외면하고 싫어하면 오프를 오래 괴롭히다 지나가지만, 잘 이해해 주고 보살펴 주면 생각 보다 수월하게 오프를 지나가요. 그리고 아, 나는 이런 게 진짜 중요한 사람이구나, 그래서 이런 게 잘 안되거나,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이만큼이나 힘들구나 하고 나 자신에 대한 깨달음을 선물해 주고 가요.

계속 살면서 나를 알아가는 지식을 넓혀가고, 새로운 경험들 속에서 성공하고 실패하며 웃고 울다 보면 나를 지키고 돌보는 지혜를 터득해 갈 수 있어요. 그러다 보면 중학생 때보다 고등학생 때, 고등학생 때보다 성인이 되어서 오프는 점점 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신의 강점과 취향을, 자신의 목표와 욕심을 잘 이해하고 편안하게 다룰 수 있게 될 거예요. 지금 오프가 하는 고민이 오프를 더 좋은 사람이 되게 할 거예요. 매번 생각과 감정을 다루기는 힘들거나, 시간이 없을 수도 있으니 그럴 때는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땀에 흠뻑 젖도록 달리거나, 따듯한 물에 몸을 푹 담그고 몸을 녹여 잠들어 버리는 것도 좋아요. 내가 생각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거죠. 아저씨가 말이 아주 많죠? 이래서 딸아이도 울면서 힘든 이야기를 잔뜩 늘어놓다가도 제가 말 좀 하려고 하면 공부하러 가야 한다고 방에 들어가나 봐요.

오프. 사는 거 중학생 때, 고등학생 때, 어른이 되어서도 다 힘든 것도 맞지만, 그 사이에 말도 못 하게 웃기고 고맙고 짜릿한 순간들도 있잖아요? 오프가 힘든 순간들도 잘 살아내고, 그 사이사이 행복한 순간들도 잘 누리는 사람이 되길 바랄게요. 마지막으로 딱 한 마디만, 제가 정말 좋아하는 말인데, 인생은 시험 한 번, 수능 결과에 모두 결정될 정도로 단순하지 않아요. 그러니 오늘 최선을 다한 나를 수고했다 토닥여 주고, 알 수 없는 미래에도 잘살고 있을 나를 믿어주세요. 이제 정말 그만 쓸게요. 진짜 끝. 안녕히.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함께 나눈 이야기

2

기존 밑미 사이트에서 옮겨온 이야기예요. 회원 정보를 옮기기 전이라 쓰신 분의 이름은 아직 보이지 않아요.

  • 2023.06.114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문제도 큰 몫을 하는 것 같아요. 평가 한 번에 그 학생의 인생이 결정되고, 패자부활의 기회가 사실상 없잖아요. 우리 사회도 실패를 언제든지 용인해줄 수 있는 분위기,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방법을 알려주는 분위기, 낙오자 취급을 하지 않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ㅜㅜ 그리고 이어령 선생님께서, “ 한 가지 길을 향해 달리면 아무리 빨리 달려도 1등부터 360등까지 나뉘지만 자신만의 길을 향해 달리면 360명 모두 1등을 할 수 있어요 “ 라고 말씀하셨어요. 저도 학창시절, “ 제가 정말 잘 할수 있는 일이 뭘까,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흥미가 있는가, 어떤 일을 통해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줄까 “ 를 계속 고민했고 저만의 인생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어요! 하루에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서 자신과 대화를 한 번 해보는 것을 추천드려요 ㅎㅎ

  • 2023.06.125

    저는 오프님이 일부러 나를 위한 작은 실수를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등교길을 새롭게 걸어가본다던가, 핸드폰을 빠트리고 간다던가요. 당장은 '핸드폰 없이 오늘 하루 어떡해? 망했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도 하루가 지나고나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오히려 그 시간에 하늘도 보고 앞에 앉은 사람 관찰도 해보고요. 이렇게 작은 것부터 내 실수를 즐겨보는 것,, 제안해봅니다!

이 글을 읽고 나서
비워둘 30분, 오늘부터 만들어볼까요?

이 글과 맞닿은 리추얼을 준비하고 있어요. 14일 코스, 누른 날이 1일차예요.

준비 중
나 리추얼 — COMING SOON
14일 · 오늘 시작 가능 예정
밑미레터

매주 월요일 아침 6시 편지를 보내드려요.

밑미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