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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고민 상담소2022.08.10 · 읽는 데 3

아이에게 집착하게 되는 조조 님의 고민

조조 님의 고민

오랜만에 한 발짝 떨어져 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때 나 자신이 육아를 하며 아이에게 집착하고 화를 내고 있단 걸 알게 되었어요. 어느 순간 화를 내는 것도, 나쁜 말을 하는 것도 습관이 되어버린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죠. 어떻게 하면 집착을 내려놓고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며 즐겁게 육아를 할 수 있을까요?

심리 카운슬러 신지윤 님의 답변

아마 오늘도 아이와 승자 없는 전쟁을 한 바탕 벌이시고, 죄책감, 미움, 미안함, 짜증이 뒤범벅된 마음을 가득 안고 이 글을 쓰고 계시겠죠. 거대한 덩어리가 되어 이젠 무엇이 무엇인지 잘 구별하기도 어려운 그 감정들의 무게를 견뎌내실 조조 님에게 무엇보다 깊은 위로를 보내고 싶습니다.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은 것은 육아는 원래 어려운 일이라는 점입니다. 누구에게나 어렵습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사람을 극한으로 몰아갈 뿐 아니라 나도 몰랐던 나의 밑바닥을 이렇게 이른 시간 안에 확인하게 하는 일이, 육아 말고 또 있을까요. 그래서 사람마다 육아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고유의 반응이 있는데 아마 조조 님에게는 아이의 어떤 한 부분에 예민해지고 집착하는 형태인 것 같습니다.

짐작하셨겠지만, 아이의 그 참을 수 없는 그 한 부분은 보통 나의 어떤 부분일 때가 많습니다. 특히 조건 없이 수용되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충분히 채워지지 않았다고 느낄 때 우리는 좌절하게 되고, 무엇 때문인지 이유를 찾아보게 됩니다. 그 부분을 찾아내게 되면 우리는 보통 그 부분을 미워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하는 그 괴로움을 감당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잊었다고 생각하는 나의 한 부분은 살면서 결국 다시 마주치게 되고, 가장 흔하게 내 아이에게서 그 부분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이가 그 부분 때문에 나처럼 사랑받지 못할까 봐 겁이 나기도 하고요. 애써 숨겨왔던 나의 약한 부분이 아이 때문에 들키게 될까 봐 무섭기도 합니다. 그러니 사실은, 채우지 못한 사랑의 마음이 결국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넘어가는 것을 방해할지도 모른다는 거죠.

또 하나, 조조 님이 걱정하신 대로 나쁜 말과 행동은 쉽게 가속이 붙습니다. 긍정적인 마음에 비해 부정적인 마음은 그 파급력도 크고 더 큰 불길로 번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사실 처음에 시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당장은 화를 내지 않으면, 상처 주는 말을 하지 않으면 내 화가 절대 안 풀릴 것 같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화의 가장 밑에는 사실은 외롭고, 춥고, 그래서 꼭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내가 아이에게 화를 낸다고 그 마음이 채워지지는 않겠죠. 아이의 또 어떤 부분 때문에 미칠 듯이 화가 날 때 그래서 스스로까지 미워질 때, 딱 3초만 분위기를 바꿔보세요. 일단 아이 앞을 떠나 심호흡을 하시거나, 물을 마시거나, 잠시만 눈을 감아보세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세요. “조조야. 그래, 너 지금 사랑받지 못할까 봐 이렇게나 무섭구나.”

마지막으로, 조조 님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출산 및 양육 우울증은 전 세계 여성들이 흔하게 겪는 어려움입니다. 내가 모자라서, 모성애가 부족해서 겪는 것이 아니라 극도의 변화와 스트레스가 호르몬 변화와 겹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좋은 엄마인 사람은 없고 내 아이는 나에게도 초면입니다. 어렵고 낯설고 힘든 것은 당연합니다. 아이가 이쁘다고 육아가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니까요. ‘엄마니까 괜찮아야 해, 내 아이인데 참아야지’라는 마음이 지금 조조 님의 절박함을 불러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현재의 마음에 대해 전문가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알아봐 주세요. 그래야 내 마음에 비친 아이의 마음도 바라볼 수 있으니까요. 조조 님의 절박함과 그런데도 아이에게 좀 더 좋은 마음을 전하고 싶은 그 책임감 모두를 저는 감히 사랑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지금껏,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애쓰셨어요.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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