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를 앞두고 불안한 시계의 고민

시계의 고민
“프로젝트를 앞두고 불안이 커지고 있어요.”
제가 시작한 일들을 잘할 수 있을지 부담스럽고 용기가 안 나요. 이번에 제 기획서가 통과되어 꽤 큰 돈을 지원받고 시작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한 프로젝트인데 막상 뽑히고 나니 기쁨은 잠깐이고, 잘 안될 거라는 생각이 커지며 불안감이 찾아옵니다. 일생일대의 기회인데 용기 없는 제가 싫습니다. 왜 이럴까 싶어서 제 마음을 들여다보니 사람 다루는 게 자신이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전 회사에서는 같이 일하는 사람이 싫어서 나갔었고, 전전 회사에서는 저를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이 있어서 가시방석이었거든요. 제가 관리하던 인턴 친구들이 큰 불만이 있는지 모른 채로 지내다가 나중에 터져서 깜짝 놀란 적도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사람들이 제 뜻대로 따라와 주지 않거나, 불만을 가져서 저를 싫어할까 봐 무섭습니다. 인간관계가 자신이 없고, 어디 가도 잘 나서지 않게 되었네요. 저랑 일로 만났거나, 친한 사람들은 제가 똑 부러지고 어디서든 잘할 것 같아서 걱정이 안 된다, 부지런하다고 하는데 사실 제 속마음에서는 불안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번에 얻은 좋은 기회마저 망치게 될까 두렵네요.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 님의 답변
“지난 경험을 회고하며 구체적인 대안을 만들어 볼까요?”
시계, 안녕하세요. 먼저 축하합니다. 프로젝트 기획이 통과되어 큰돈을 받고 시작하게 되었다니, 정말 마음을 다해 열심히 준비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최선의 노력에 좋은 결과가 이어지는 일은 크게 기뻐하고 축하받을 이유인 것 같아요.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걱정되는 마음도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것 같아요. 말 그대로 ‘일생일대의 기회’라니, 얼마나 부담스러울까요? 혼자 하면 되는 것도 아니고 팀원을 구해서 함께 해야 한다니, 으, 내향인인 저는 읽기만 해도 무섭습니다. 거기다 시계는 같이 일하는 사람과의 갈등과 깜짝 놀란 기억도 있으니 더 걱정될 수밖에요.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불안해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니 불안해도 됩니다. 어쩌면 지금까지도 시계는 그 불안을 안고서, 불안해하며 하나하나 일을 해내 왔을 것 같아요. 이번에도 불안과 함께 해낼 수 있을 거예요.
고민글 속의 시계는 한 팀으로 일하는 사람과는 갈등이 있는 편이고, 물론 항상은 아니고 없을 때도 있을 겁니다, 일의 상대나 지인들에게는 똑 부러진다, 어딜 가도 잘할 것 같다는 긍정적인 평을 듣고 있습니다. 아마도 시계는 일의 결과, 성과에 초점을 맞추고 일하는 사람이구나 싶어요. 그래서 함께 일하는 사람과의 소통 과정, 감정 교류에는 둔감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과거 회사들에서의 갈등은 이유를 알 수 없으나, ‘인턴의 큰 불만’을 크게 터질 때까지 짐작하지 못했다는 것을 단서로 생각했습니다만, 제 추측일 뿐이고, 극단적이기보다는 일 하면서 몰입할수록 일 자체에 집중하는 성향이겠지요. 지금의 프로젝트에서도 시계는 기획자이자 리더의 역할을 맡을 테니, 지난 인턴들과의 경험을 회고하면서 보완하면 구체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회사 내에서 상담을 하다보면 남이 뭐라든 내 일을 잘하는 걸 인정받아 리더가 됐을 뿐인데, 갑자기 팀의 리더가 된 분들이 팀원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제가 조언하는 부분들은 대략 이렇습니다. 먼저 관계에 민감하고, 팀원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데 뛰어난 중간 관리자를 두라고 합니다. 내가 잘 못하는 걸 굳이 내가 다 하려고 진을 빼기보다는 더 잘하는 사람에게 역할을 주어 보완하는 거죠. 그리고 나는 그 중간 관리자를 통해 팀원들의 고충을 듣고, 업무 진행에 어느 정도 반영하며 불만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불만은 양쪽에 있습니다. 리더도 왜 다른 팀원들이 자기처럼 생각하고 일하지 않느냐며 억울해하거든요. 시계도 그러지 않았나요? 나도 힘든 가운데서 최선을 다한 건데, 정말 나만 잘못한 거야 싶잖아요. 그럴 때 리더에게 하는 조언은 이렇습니다.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마음에 안 들겠지만, 팀원들은 자신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바꿀 수 없다면, 그들이 이미 해내고 있는 것들에 대해 충분히 인정해 주고, 고마움을 표현하십시오. 최대한 어떻게든 보상하십시오. 그리고 요구할 것이 있다면 이유를 제대로 설명해 주고 부탁하세요.”라고요. 그러면 상사, 부하 관계는 잘못을 지적하고, 해야 할 일을 지시하는 거라고 말하는 분이 많아요. 하지만 결국 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은 리더고, 지적하고 지시해서 나아지지 않았다면 다른 방법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씀드리죠. 못 하겠다면 다시 관계에 능숙한 중간 관리자를 두고 권한을 주어라고 조언합니다. 시계는 어떤 시도를 해보고 싶나요?
채용할 때도 이번 프로젝트를 잘 설명하고, 취지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사람을 뽑는 게 중요하겠죠. 채용에 아주 정성을 들이길 권합니다. 하지만 기획자이자 책임자인 시계만큼 끝까지 열정과 정성으로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팀원들의 현재를 받아들이고 그들의 최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세요. 이건 전적으로 시계를 위해서예요. 그렇지 않을수록 프로젝트 진행 내내 가장 괴로운 건 시계일 테니까요. 프로젝트는 시계에게 너무나 중요한 반면에 사람들은 그동안만 함께 하고 제 갈 길 가는 건데, ‘서로 기본만 지키면 되는 거 아냐? 이렇게까지 신경 써야 해?’하는 마음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본은 사람마다 다르고, 시계가 점점 더 경력이 쌓일수록 누군가와 함께 할 큰일들을 하게 될 거예요. 그러니 시계를 위해서 이번 기회에 새로운 시도해 보는 걸 권합니다. 일의 완성도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시계의 몸과 마음의 건강까지 다 합해서 100%, 1인분을 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그래야 계속할 수 있습니다. 이번 일 끝나면 다음 일도 있고요. 이번 일 함께한 사람과 이어서 같이 일하게 되면 다음에 훨씬 수월하게 손발도 맞출 수 있고요.
긴 글을 이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팀원을 뽑으며 말해보세요. “저는 일에 몰두하면 사람을 잘 못 봅니다. 그래서 결과는 좋은데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잘 못 챙겨요. 이번에는 둘 다 잘 해내고 싶습니다. 혼자는 하던 대로 달리기만 하기 쉬우니, 여러분들이 꼭 알려주세요. 너무 힘들면 힘들다고, 제 생각과 다른 의견이 있으면 꼭 말해주세요. 많이 도와주세요.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하고요. 그리고 시계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세요. 다시 한번 프로젝트의 출발을 축하하고, 축복합니다. 결국 해낼 거예요. 응원을 보냅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