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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고민 상담소2022.10.14 · 읽는 데 3

언니와 건강한 관계를 맺고 싶은 나로님의 고민

언니와 건강한 관계를 맺고 싶은 나로님의 고민

나로님의 고민

자기 이야기만 늘어놓는 언니와의 관계,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요? 2살 터울의 언니가 한 명 있습니다. 언니는 매일 하루에 30통 넘는 자문의 카톡으로 직장 생활을 하소연합니다. 이전에도 언니가 자기 저한테 자기 상황만 이야기해서 “언니 이야기만 듣는 거 너무 지친다. 이건 대화가 아니지 않냐.”라고 짜증을 냈더니 돌아오는 말은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 네가 나한테 와서 내 얘기 다 들어줄 거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어이가 없다. 다신 연락하지 마.” 였습니다. 언니가 우울증이 심한 것 같아서 저한테 좀 기대라고 말했었거든요. 반년 동안 연락이 끊겼다 다시 연락이 와서 반가웠는데 결국 돈을 빌려달라 하더라고요. 그 이후로 계속 카톡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하소연하거나 돈을 빌려달라고 합니다. 언니가 짜증 나지만 잘 살았으면 합니다. 그래도 가족이니까요. 언니와 어떻게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님의 답변

안녕하세요. 나로님. 밑미 심리카운슬러 슝슝입니다.

자기 이야기만 쏟아내는 언니라니, 아무리 가족이지만 너무 지치는 시간이셨을 것 같네요. 여러 날을 들어만 주다가, 나도 힘들어서 낸 짜증에 되레 화를 내고 연락을 끊는 언니의 반응에 얼마나 어이없고 허탈하셨을지 눈에 선합니다. 그리고 다시 반복되는 하소연과 돈 빌려달라는 부탁이라니. 나로님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언니의 메시지나 전화번호만 떠도 기분이 상하고, 받기가 싫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가족이니 어떻게든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도 드는 나로님 마음은 얼마나 답답하실까요.

정말 고생하고 있다고 위로를 전합니다. 일도 아닌데, 부적절한 위로라고 여기실 수도 있지만, 나로님은 일하고 있는 게 맞습니다. 가족 내 감정 돌봄 노동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후의 글은 제 추측이니 나로님께서 보시고 맞는 부분만 취하시길 바랍니다. 자세한 상황이나 가족사를 제가 전혀 모르지만, 나로님의 언니는 아마 부모님의 오랜 아픈 손가락일 것 같습니다. 어쩌면 청소년기를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언니’를 돌보는 역할이 나로님에게로 옮겨왔구나 싶기도 하고요. 고민글 속의 언니는 꽤 자기중심적이고 감정 기복 혹은 기분 저하가 심한 분 같습니다. 좋을 때는 괜찮지만, 분명 직장생활이나 대인관계에서도 부적응의 이유가 될 수도 있고요. 결국 받아주는 관계는 가족밖에 없어서 계속 가족에게 기대면서, 부정적인 감정/관계 패턴을 가족과도 반복하며 다른 가족원들의 안타까움과 분노의 대상이 되고 있지는 않나 추측됩니다.

실제로는 어떤가요? 제 생각이 지나친가요? 그런 거라면 좋겠습니다. 언니의 힘든 시기가 끝나면, 다시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상황이 어렵습니다. 제가 이렇게 나로님의 가족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자 애쓰는 이유는, 나로님이 이 글을 읽으며 지금 상황의 역사와 현실에 대해 잘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언니와의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나로님의 바람은 나로님의 노력에 달려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언니의 태도, 행동이 문제인 상황이니 언니가 달라져야 하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경험적으로 아시겠죠. 언니에게는 그럴 수 없는 자신만의 오랜 어려움이 많은 사람일 것이고, 변화는 계기와 힘이 있어야 가능한 힘든 일이고, 자신의 힘듦의 근본적인 토양이자 최후의 안식처인 가족과 상처를 주고받기는 익숙한 일이어서 언니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나로님이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언니에게 심리상담 권유 등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정도일 텐데요. 추가적인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도 커서 신중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답변이 길어지고 있는데요. 그만큼 답이 적습니다. 결국 나로님이 자신의 심리적, 신체적 안정을 잘 유지하며, 언니에게 받는 부정적인 영향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줄일 수 밖에요.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하소연을 들어주고, 되돌려 받지 않아도 될 만큼만 돈을 주세요. 나로님이 언니에게 어떤 책임감이 드는 건 마치 보호자의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 생각이 있디면 꼭 내려놓으셔야합니다. 나로님의 삶이 언니의 삶에 휘말리거나 무너지지 않게 지켜야하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언니에게, 혹은 다른 가족구성원들, 친지, 친구들에게 동의받지 못하거나 비난받는다 하더라도 나로님을 위한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내 결정의 책임은 결국 내가 져야 하고, 내가 살고 내가 편안해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고 돌볼 수 있으니까요. 나로님의 선한 마음에 고민을 더 드렸을까봐 죄송하네요. 부디 굳세고 편안하시길요.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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