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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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고민 상담소2023.10.13 · 읽는 데 4

남의 시선이 무섭고 신경 쓰이는 밈미님의 고민

밈미님의 고민

“남의 시선이 신경 쓰이고 무서워요.”

직장에서 행동이 조심스러워요. 누군가가 저를 지켜보고 있고 혼내지 않을까 두려워서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 눈치 보고 신경 씁니다. 화장실 가는 것도 눈치가 보이고 저의 작은 소리 하나에 사람들이 귀 기울이거나 쳐다볼까 두렵고, 직장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도 인사하기도 어렵습니다. 업무 중에는 업무 이외의 사적인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직장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도 어렵고, 누군가 말을 걸면 단답형으로 대답하게 됩니다. 이러다 보니 업무뿐 아니라 친구들과 지낼 때도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는 것 같아요. 누군가 내 이야기를 하지 않을지 내 얼굴을 자세히 보지는 않을지 실수한 게 드러나지는 않을지 걱정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부정적인 감정들이 자주 떠오르다 보니 사람을 안 만나게 됩니다. 극복해 보려 노력해도 잘 안되네요.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 님의 답변

“억지로 힘 안내도 돼요. 지금의 내가 애쓰고 있음을 알아주고 나를 그대로 사랑해 주세요. ”

밈미, 반갑습니다. 밑미 심리카운슬러 슝슝입니다. 밑미를 발음 그대로 적은 ‘밈미’라는 작명 센스에 취향저격 당해서 웃음이 났어요. 즐거움을 선물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밈미의 고민 글을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어 읽으니, ‘대인예민성’이라는 개념이 생각나 찾아보게 되네요. 인간관계에서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행동에 대해 과도하게 민감하고 의식하는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누구나 내향적인 성격이나 수줍음, 과거나 최근의 상처 등의 이유로 높아질 수 있어요. 이유가 분명하고 몇 주, 한두 달 등 일시적인 경우는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고요. 이러한 불편감들을 수개월 이상 통제할 수 없고, 점점 커져 일상생활에 해를 끼치고 있다면 수개월 이상의 심리상담을 통해 증상과 나 자신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해 보는 시간을 가지길 권하고 싶습니다.

이 글을 통해 제가 밈미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은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저도 안 그런 척하려고 애쓰지만 내향적인 사람인 데다, 청소년 때 따돌림과 학교폭력을 당하기도 했고, 성인이 되어서 대인관계에서 심장이 철렁 내려앉고 머리가 하얘지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 경험을 여러 번 하고, 지금까지도 어딘가 영영 숨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달래면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 밈미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아, 저는 그럴 때 어떻게 했는지를 적어볼게요.

일할 때 부정적인 감정에 갑자기 휩싸일 때는 웬만하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어요. 5분이라도 바깥의 선선한 바람을 쐬며 걸었고요. 화장실 세면대로 가서 찬물로 세수하고,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끝까지 내쉬는 심호흡을 열 번 정도 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갔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 정말 솔직하고 편하게 내 생각과 마음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만 만났어요. 요즘 힘들다고 말하고, 맛있는 것 사주고, 들어줘서 고맙다고 꼭 감사를 표현했고요. 한 사람에게만 너무 기대면 지치게 만들까 봐 두세 사람에게 돌아가며 만나거나 전화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조금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상대방의 힘든 이야기도 들어주려고 했고요. 저 혼자만 털어놓기 미안하기도 했지만, 나도 다른 이에게 다정한 상담사가 되어 주는 순간이 좋기도 하고, 다른 이들의 힘든 이야기를 들으며 나만 힘든 게 아니라 사는 건 힘든 일이구나 하는 위로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나머지 혼자 있는 시간에도 아무것도 안 하면 부정적인 생각이 자꾸 들어서 일부러 몸을 움직여 밤늦게도 땀을 뻘뻘 흘리며 한두 시간을 걷거나, 자전거를 탔어요. 물 아껴 쓰기를 좀 포기하고 집에 있는 욕조에 몸을 담그거나, 한참 동안 샤워기 온수를 목과 등에 맞으며 몸을 녹였고요. 그러면 몸이 이완되어서 생각과 감정도 풀어지고 잠들기도 좀 낫더라고요.

그리고 좀 에너지가 생겨도 혼자 할 수 있는 좋아하는 활동들을 했어요. 도서관으로 소풍 가서 책장 사이를 거닐고, 근처 공원들과 카페에 가거나 전시회, 영화, 공연을 봤어요. 저는 쪽지쓰기 리추얼 메이커이기도 하니까, 솔직한 제 마음을 쓰고 나누기도 했어요. 같이 리추얼 하는 메이트분들이 그대로 안아주시고 격려해 주실 걸 아니까요. 실제로 힘을 많이 받았어요.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할게요.

밈미, 제 글 속에 직장 내외의 대인관계에서 어떻게 더 잘해보라는 말이 하나도 없는 것 알아차렸나요? 내가 힘들어 죽겠는데, 뭘 더 잘하려고요. 지금 이렇게 견뎌내며, 도움을 요청하는 용기를 낸 것만으로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지금의 밈미에게 필요한 건 나를 사랑하는 연습, 가까운 이들에게 사랑받는 경험뿐이에요. 저는 그렇게 믿어요.

그러니 밈미, 억지로 힘 안내도 돼요. 그저 지금의 밈미도 참 애쓰고 있음을 알아주세요. 나중에는 살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됨을 알게 되기를 바라요. 밈미가 약점과 상처를 드러내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밈미를 더욱 깊이 알고 사랑하게 되는 이유가 되는 경험을 밈미가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요. 밈미의 굳세고 편안한 삶을 바랍니다.

추신. 대학교 학생상담센터의 온라인 게시판에 ‘대인예민성’에 대한 유용한 정보가 있어 공유해요. 참고하셔요.

👉🏻👉🏻 대인예민성 완화하기 Tip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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