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당하는 외모평가가 괴로운 메론님의 고민

메론님의 고민
“30대 중반인데, 엄마에게 당하는 외모 평가와 지적이 너무 괴로워요.”
엄마는 어린 시절부터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며 저를 못마땅해하셨고 칭찬보다는 지적을 하셨어요. 얼마 전 어버이날을 맞이해서 오랜만에 집에 방문했는데 엄마는 보자마자 옷차림과 살찜을 지적하며 심한 말을 내뱉었어요. 자존감도 높지 않고, 엄마의 말이 트리거가 되어 새벽 내내 혼자 울었어요. 가족들은 제가 울어도 관심 가져 주지 않았고, 진짜 오랜만에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너무 괴롭고 외로웠어요. 엄마는 지금도 저한테 다이어트 유튜브 채널을 보내고 있어요. 저는 몸매는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날씬할 때만 조건적으로 사랑해 주는 게 진짜 사랑일까요? 그리고 객관적으로 저는 뚱뚱하지 않아요. 예전에 비해 살이 쪘지만 정상체중이거든요. 심지어 엄마는 제가 날씬하고 예쁠 때도 성적, 연애, 교우관계, 학회, 회사, 기타 등등 다른 것들로 늘 비교와 지적을 했어요.
지금은 저도 엄마가 나름의 방법으로 저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이해하려고 하지만, 어린 시절에는 애정을 느끼지 못하며 자랐어요. 저 나름의 방식으로 힘듦을 표현해 봤는데 저만 예민하고 이상한 취급을 받아왔어요. 제 생각을 말하면 '반항'이 되고 '사춘기'가 되고 '정신병자'가 되기도 하면서요. 그런 말을 듣고 자랐다 보니, 마음 한편으로는 제가 이 가족의 시한폭탄인 것 같고, 저 때문에 이 가족이 불행해진 것 같아요. 저희 엄마는 늘 우리 집을 '콩가루 집안'이라고 칭했고 저도 계속 그런 줄 알고 살았어요. 그런데 지나와서 보니까 진짜 문제 될 것이 아무것도 없는 가정이었더라고요.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고, 경제적으로도 큰 문제가 없고, 가정에 딱히 불화가 될 이슈가 없는데, 왜 행복하게 지내지 못하는 걸까요?
제 사정을 아는 유일한 친구는 그냥 왕래를 끊으면 안 되냐고 이야기하는데, 저는 엄마가 항상 보고 싶고 걱정되고 또 엄마의 사랑이 그립거든요.. 그래서 그게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엄마한테 이야기해서 해결될 일도 아닌 것 같아요. 본인의 의지가 아니고서야 제가 엄마를 바꿀 수는 없을 거예요. 어떻게 하면 제가 스스로 사랑하고 가족들에게 더 이상 상처받지 않을 수 있을까요? 저는 행복해지고 싶어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 님의 답변
“어머니에게 사랑받고 싶은 메론의 마음을 내려놓고, 내가 나에게 사랑을 주세요.”
안녕하세요, 메론. 환영합니다! 밑미 심리카운슬러 슝슝입니다. 날이 더워지면서 떠오르는 과일을 이름으로 했네요. 시원하고 달달하게 큼지막하게 썰어 접시에 예쁘게 담은 모습이 떠올라 잠시 즐거웠습니다.
메론의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 잘 전달받았어요. 어머니와 다른 가족을 대하는 법은 제가 뒷부분에 딱 정해드릴게요. 걱정 말고 우선은 메론의 마음을 살펴보기로 해요.
일을 하며 혼자 지내고 있다고 했는데, 외롭고 가라앉을 때가 종종 있는 것 같네요. 고민 글에는 메론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뿐이라 원인과 정도는 알 수 없지만요. 어릴 적부터 반복해서 비난하는 어머니와 아마도 그런 부정적인 감정을 차단하고 거리를 두는 성향의 다른 가족들 사이에서 메론은 상처는 받고, 공감과 위로는 받지 못하면서 자란 것 같아요. 그것이 현재의 메론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고요.
메론이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오랫동안 굳어진 가족 관계는 잘 변하지 않으니, 매번 메론이 원하는 행복한 상황은 좌절될 수밖에 없고요. 어머니도 다른 가족들도 그들이 원하지 않는 이상 변하지 않을 거예요. 메론의 잘못도 아니고, 메론이 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받아들이세요. 어머니에게 사랑받고 싶은 메론의 마음을 내려놓으세요.
모든 아이는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필요하고, 그 사랑의 결핍과 좌절은 큰 상처를 남겨요. 슬픈 일이지요. 가슴 아픈 일이고요. 힘이 빠지고, 눈물이 나고, 마음 한구석에 메울 수 없는 구멍이 뚫린 것 같을 거예요. 네, 이 글을 쓰는 제 마음도 아프고, 안타깝고, 한숨이 나옵니다. 당사자인 메론의 마음은 더 하겠지요. 그런데 더 이상 기대도 말라니 더 억울하고 막막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확실히 포기해야 합니다. 그래야 새로 시작할 수 있어요.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오래 참아온 메론이 원하는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메론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메론은 스스로에게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줄 수 있어요. 어머니에게 듣고 싶은 말을 스스로에게 해주세요. 말로도 하고, 글로도 적어 눈에 자주 띄는 곳에 붙여두고 읽으세요. 고민 글에 등장하는 친구에게, 그리고 그만큼 안전하고 메론을 아끼는 이들과 사랑의 말과 행동을 주고받으세요. 홀로 그리고 함께 메론이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장소, 좋아하는 시간을 선물하세요. 평일과 주말, 일하든 쉬든 가리지 말고 틈틈이 자주, 충분히 길게 메론의 몸과 마음을 살뜰히 돌보고 넉넉히 챙겨주세요. 스스로 행복한 순간을 만들고, 음미하며 사랑으로 가득한 존재가 되세요.
행복을 막연하고 이상적인, 수동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나의 행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구체적인 목록들을 만들어 가세요. 시작이 어렵다면, 메론에게 맞는 몸과 마음의 회복을 돕는 전문가와 함께해도 좋고요. 리추얼, 독서 모임 등을 함께 하며 좋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배우고 따라 하는 것도 좋아요. 나를 살리는 말과 행동, 사람들로 나의 일상을 채우는 거예요. 마음이 움직여야, 말과 행동이 바뀐다고 하지만, 말과 행동을 바꿔도 마음이 움직인 답니다. 서두를 필요 없어요. 지금부터 조금씩 나를 사랑하는 법을 알아가면 됩니다. 메론의 모든 순간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줄 거예요.
가족을 대하는 법을 알려 드린다고 했죠. 숙제를 드릴게요. 스스로를 사랑으로 채우는 것에 익숙해질수록 쉬워지겠지만, 처음에는 어려울 거예요. 그래도 한 번 이렇게 해보세요.
어머니가 하는 모든 현재의 나를 인정하지 않고, 지적하고 비난하고 변화를 요구하는 말에 공감과 감사로 답하세요. “엄마는 내가 살쪄 보이는 게 걱정되나 봐. 챙겨줘서 고마워.” 비난하지 말고, 그렇게 대화를 끝내세요. 지적하는 말을 계속하면, “엄마 마음은 알겠어. 고마워.”하고 자리를 피하세요. 그리고 메론의 즐거운 일상을, 행복한 마음을 가족 단톡방이나 가족 식사 자리에서 공유하세요. 가족에 대한 그리움, 고마움과 같은 긍정적인 마음과 함께요. 물론 진심일 때만요. 반응이 없거나, 이상하면 내 마음이 상하기 전에 멈추고 물러나고요.
가족들이 어떤 말과 행동을 하는 어떤 사람이든, 메론은 자주 웃는 사람, 가라앉아도 편안한 사람, 다른 이의 강점을 발견하고 칭찬하고 응원하고 감사하는 사람이 되세요. 먼저는 혼자일 때, 가깝고 친밀한 사람들과 함께일 때, 나중에 가능하면 가족들과 함께일 때도요. 이 모든 것은 가족에게 못 받은 사랑을 내려놓고, 내가 주고받고 느끼고 누리는 사랑은 온전히 메론의 몫임을 받아들일 때 가능합니다. 저도 노력 중이에요. 메론, 함께 해요!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