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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고민 상담소2026.05.15 · 읽는 데 4

육아하며 생기는 비교 때문에 힘든 rain31의 고민

rain31의 고민

“육아에서 생기는 비교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19개월 된 귀여운 아기가 있는 결혼 4년 차 직장인입니다. 저는 평소 머릿속에 생각이 많은 편이라 언젠가부터 생각이 늘어나는 것들, 속 시끄러운 것들은 의도적으로 피해 가며 살아왔습니다. SNS는 시작도 하지 않았고, 필요한 것만 적당한 사이트에 들어가 리뷰만 조금 보고 바로 구매하고, 친구 모임도 거의 없었습니다. 남편과 성향이 잘 맞아 연애와 결혼 후에도 둘이서 단순하지만 재미있게 잘 살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아기가 태어난 후에는 많은 것들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육아와 관련해서는 아는 것이 정말 전무했기에 육아용품이든, 병원정보든 최소한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육아 관련 카페나 앱, 지역 온라인 모임도 가입했고, 인스타그램도 들여다보게 되고, 주말엔 문화센터도 다니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동안 의도적으로 차단해 왔던 것들을 많이 접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육아제품들과 브랜드들, 행사 기간, 훈육 방법 등의 육아 정보들뿐만 아니라 기념일들을 챙겨가며 때마다 멋진 사진을 찍는 예쁜 가족, 주말마다 풍성한 볼거리를 잘 찾아 부지런히 다니는 가족, 아기의 연령대에 필요한 물건들을 제때 알고, 행사 기간을 잘 찾아 저렴하게 구매하는 현명한 엄마들...어쩔 수 없이 생각도 많이 해야 하고, 비교가 되기도 하여 마음이 가라앉는 일이 많아진 것 같아요.

이전에는 남들과 비교하는 것들이 없었고, 지금도 제가 어쩔 수 없는 부분들(더 비싸고 좋은 집, 더 좋은 아기 옷과 장난감, 더 나은 교육, 육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도 등)과 관련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회사 내의 다른 엄마들과 저를 비교하기도 하고 질투심이 생기기도 해 이전처럼 마냥 편하게 대하지 못하는 저를 발견하며 상황의 심각성을 느꼈습니다.

복직 후에는 출‧퇴근 길에서만 핸드폰을 보기에 상황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계절에 맞는 예쁜 가족사진으로 프로필 사진이 바뀌면 마음이 가라앉고, 여러 행사나 교육 관련 알람이 오면 이런 걸 사야 하는 걸까, 이 교육을 가야 할까 등의 생각이 많아지면서 머리가 아프고 마음이 불편해져요.

도움 없이 남편과 맞벌이와 육아를 양립하며 느껴지는 고단함, 육아 스트레스는 아기를 계획하며 각오했던 것이기 때문에 아기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고, 밝은 웃음 한 번에 해소가 많이 됩니다. 하지만 수많은 정보들과, 이것들을 다 선별하여 현명하게 육아하는 엄마, 동료들과의 비교는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이전에는 이런 것들을 회피하고 차단하면서 살 수 있었지만, 현재는 마냥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전의 단순한 삶이 그리워질 때가 많습니다. 어떻게 마음의 중심을 잘 잡으면 좋을까요?

밑미 메이트 재은의 답변

“수많은 정보와 비교 속에서 우리 가족에게 맞는 속도와 방식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일 거예요.”

rain31님 반갑습니다! 저는 4년 전 MBTI까지 같은 성향이 잘 맞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 현재는 22개월 아기를 키우고 있는 재은입니다. 출산 후 복직 3개월 만에 퇴사해 지금은 장난꾸러기 아들의 주 양육자로서의 시간을 즐기며 다음 챕터를 생각하고 있어요. rain31님의 현재 가족 모습과 저희 세 가족의 모습이 비슷해서 더욱 공감이 많이 되었고, 저 역시 SNS 등 ‘속 시끄러운’ 걸 잘 견디지 못한답니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난 뒤에는 사소한 물건 하나를 살 때도 브랜드를 비교하고, 후기를 찾아보며 한참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그때는 모든 선택이 아이에게 아주 큰 영향을 줄 것처럼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어떤 걸 선택했어도 아이는 결국 잘 자라고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저도 아직 비교를 많이 해요. 왜 우리 아이만 어린이집에 가면 이렇게 자주 아플까, 내가 뭘 놓치고 있는 걸까 싶다가도, 등하원하는 다른 친구들도 콧물을 달고 있는 모습을 보면 괜히 마음이 놓이기도 하고요. 비교 속에서 위안을 얻는 순간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비교하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하기보다, “나는 어떤 부분에서 특히 마음이 힘들어지는 걸까?”를 조금 더 들여다보게 되었어요.

저 역시 제가 하지 못하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해내는 다른 가족들을 보며 “참 부지런하다”라고 느낀 적이 많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사실은 제가 스스로 정해 놓은 ‘부지런한’, ‘현명한’ 엄마의 기준에 억지로 끼워 맞추면서 마음을 힘들게 하고 있었던 것 같더라고요.

도움 없이 직장 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부지런함과 성실함, 그리고 체력이 필요한 일이잖아요. 퇴사하기까지의 워킹맘 생활은 고작 3개월이었지만, 제게는 3년처럼 길고 버겁게 느껴질 만큼 힘든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더더욱 사람마다 버틸 수 있는 방식과 에너지가 모두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는 주말마다 여기저기 다니며 에너지를 채우고, 또 누군가는 집에서 푹 쉬며 다음 한 주를 버틸 힘을 모으기도 하죠. 각자의 상황과 우선순위가 다를 뿐인데, 저는 자꾸 모두를 같은 기준 위에 올려놓고 스스로를 비교하며 마음을 힘들게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걸 알아차리고 나니 오히려 조금 편해졌어요. 억지로 그런 마음을 없애려 하기보다, “아, 나는 이런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구나” 하고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신기하게도 제가 조금 덜 불안해지니 그 편안함이 아이에게도 전해진다는 걸 요즘 자주 느껴요.

저희 아이는 아토피가 있어서 맞는 치료법을 찾기까지 다른 사람들의 사례를 정말 많이 찾아보고 비교했어요. 좋다는 건 거의 다 사서 써봤고, 그 과정에서 수백만 원을 쓰기도 했고요. 시행착오를 겪다 보니 지금은 아이가 가려워하면 어느 정도 원인을 짐작해 볼 수 있을 만큼, 어느새 ‘우리 아이의 의사’가 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비교하는 과정 자체도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맞는 방법을 찾아가기 위해 여러 방향으로 헤매고, 마음이 넘어졌다 다시 일어서는 시간 역시 꼭 필요한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가끔은 제가 어릴 때 부모님에게 정말 원했던 게 무엇이었을까 생각해 보기도 해요. 돌아보면 특별하게 준비했던 여행보다도, 같이 밥 먹고 거실에 누워 드라마 보던 시간 같은 소소한 순간들이 더 오래 남아 있더라고요. rain31님도 우리 아이가 20년 후 ‘엄마와의 좋은 기억’으로 떠올릴 장면이 어떤 모습일지 그려보시면 어떨까요. 화려한 사진 속 특별한 기념일일 수도 있겠지만, 아마 더 많은 순간은 평범한 저녁 식사 자리의 웃음이나 잠들기 전 나누는 대화 같은 것들이 아닐까 싶어요.

지금 rain31님도 수많은 정보와 비교 속에서 우리 가족에게 맞는 속도와 방식을 찾아가고 계신 과정일 거예요. 이렇게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왜 흔들리는지 고민해 보는 마음 자체가 이미 중심을 잘 잡아가고 계시다는 뜻 아닐까요. 저도 여전히 많이 흔들리고 배우는 중이라 그 마음이 더 깊이 공감돼요. 아마 많은 엄마들이 비슷한 마음으로 오늘을 지나가고 있을 거예요. 우리, 함께 잘 경험해 나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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