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인 사람한테 자꾸만 호감이가는 나나의 고민

나나의 고민
“사람들이 다 별로라는데, 계속 호감이 생겨요.”
좋아하는, 아니 호감이 가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주변 지인들, 정확히는 겹 지인들이 모두 걔는 아니다, 네가 아깝다, 왜 그렇게 자존감이 낮냐며 말리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머리로는 좀 깬다, 별로다 싶은 구석이 조금씩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눈길이 가는데 어떻게 하죠? ㅠㅠ 사실 제 전 연애는 다 상대방이 절 좋아해서 시작된 연애였고 끝이 좋지 않았던데다 과정도 그리 행복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지금 이 사람은 애초에 절 그렇게 보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이 사람이랑 앞으로 최소 1년은 봐야 하는데 사이가 불편해질까 봐 걱정되기도 합니다. 이성적으로 아니라고 할지라도 마음이 가면 사랑이라는데 이런 게 사랑인가요? 아니면 제가 자존감이 낮아서 조금만 다정해도 쉽게 호감으로 넘어가는 걸까요?

밑미 메이트 강원의 답변
“호감이라는 신호를 조금 더 누려보면서 나의 마음을 조금 더 탐구해 봐요.”
나나 님, 이 편지를 보낸 지 시간이 꽤 흘렀는데 지금은 어떤 마음인가요. 저까지 두근(!)거리는 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었을지 궁금해 미칠 지경입니다. 😭
지금쯤 이미 결론을 내렸을 수도 있겠네요. 지인들의 만류 속에 마음을 접었을 수도 있고, 그럼에도 계속 눈길이 가는 바람에 냅다 고백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조금 더 지켜보다가 역시 내 사람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을 수도 있겠죠.
편지 속 “이런 게 사랑인가요?”라는 질문을 읽는데 저도 모르게 으흐흐...웃음이 났습니다. 저의 어느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고, 어느 노래 가사처럼 느껴지는 이 질문에서 나나 님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거든요. 내 마음을 정확히 알고 싶은 마음. 보이지 않는 감정을 어떻게라도 선명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 말이에요.
“좋아하는, 아니 호감이 가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좋아한다’와 ‘호감이 간다’를 애써 구분하려는 마음도 느껴져요. 무엇이 좋아하는 감정이고, 어디서부터를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정답이 없다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자꾸 되묻게 되는 상태. 내 마음이 나조차 낯설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확인받고 싶어지는 그 마음이요.
하...누군가에게 호감이 생길 때의 마음은 참 묘합니다. 저는 이런 상태를 ‘널을 뛴다’고 표현하곤 하는데요. 🤣 평소와는 다른 리듬으로 감정이 막 튀어 오르고, 사소한 것에 의미 부여를 하고 있고, 남들 보기에는 유난스러워 보이는 일을 하게 되는. 그래서 더더욱 이 마음을 붙잡고 싶어지고, 정의하고 싶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방향을 조금 바꿔보면 어떨까 싶어요. 이 감정이 무엇인지를 규정하려 하기보다, 이 호감이 나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쪽으로요. 호감은 아무 때나,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감정을 일종의 신호처럼 생각해 보려 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에게 끌리는지, 어떤 분위기나 태도에 반응하는지, 나도 몰랐던 나를 발견해 주는 신호요. 그런 의미에서 호감은 상대로부터 시작되지만, 동시에 나를 알아가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 이 호감이라는 신호를 조금 더 누려보면 어떨까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그 사람을 좋아하는 나나 님은 어떤 모습인지요.
아, 그리고 한 가지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누군가의 다정함에 마음이 움직였다는 이유로, 그것을 ‘자존감이 낮아서’라고 연결 짓지는 말기로 해요. 요즘 사람들이 많은 경우에 자존감을 언급하는데요. 오히려,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무엇에 끌렸는지를 인식하고, 그 감정을 부정하지 않는 태도야말로 더 단단한 자존감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나 님이 보내준 편지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좋아하는 마음'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호감. 참 선물같은 감정인데 말이죠. 다양한 마음의 결을 유유히 누리는 나나 님을 상상하며 답장은 여기서 마무리할게요. 답장의 답장을 기다릴게요. 😃 삶을 나눠주어서 고맙습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밑미 메이트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