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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고민 상담소2022.10.28 · 읽는 데 3

연애만 하면 예민하고 까칠해지는 베베님의 고민

베베님의 고민

어린 시절부터 가족들에게 예민하다, 까다롭다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친구나 다른 사회적 관계에서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어요. 다들 제가 안정적이고 불안도 별로 안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고 할 정도예요. 그런데 이성과 연애만 하면 제가 예민해지고 짜증이 많아지고 화도 불쑥 찾아와서 당황스러울 때가 많아요. 연애를 할 때 남자친구의 사소한 거짓말에도 화가 나고 배신감이 들고 과거 연인에 대한 흔적을 발견하면 실망감과 좌절감도 느껴요.

남자친구의 SNS나 사진첩을 보며 여행지 사진, 이성과 같이 있는 사진 등을 발견하면 또다시 혼자 슬퍼하고 괴로워해요. 연애 초반에 내가 이성과 관련된 문제에 안 좋은 기억이 있으니 정리를 잘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과거 흔적이 계속 발견되니까 불편하고 불안해요. 이런 문제를 제가 불편하다고 느낄 때마다 몇 번 얘기를 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이야기를 해도 될 지 걱정입니다. 남자친구도 강요처럼 느낄 것 같고 저도 지칠 것 같아서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님의 답변

안녕하세요. 베베님. 밑미 심리카운슬러 슝슝입니다. 친구나 사회적 관계에서는 안정적이고 편안한 사람인데, 가족과 연인에게는 까다롭고 예민한, 짜증과 화가 많은 사람이라고요? 저도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베베님의 고민에 ‘나도, 나도’할 것 같아요.

사람은 다층적인 면이 있어, 대상이 가깝고 편할수록 평소에는 감추고 있는 내 안의 부정적인 감정들, 이기적인 욕구들, 충동적인 행동들을 드러냅니다. 아무에게도 표현하지 못하고, 혼자 감당해야만 한다면 너무 힘들고 지치는 일일 거예요.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표현할 수는 없으니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관계에서만 꺼내게 되지요. 아주 자연스럽고 적응적인 행동입니다. 하지만 베베님처럼 고민하는 분이 많아요. 원치 않는 부정적인 감정이 불쑥 치밀어 오르는 것도 불편하고, 그걸 다른 사람에게 전달했다가 더 큰 갈등에 휘말리고, 힘을 다 빼고, 관계가 깨어지는 경험을 하니까요. 네. 제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먼저 자꾸만 찾아오는 이 부정적인 감정이라는 손님을 잘 대접해주세요. 냄새 나고 더러운 먼지투성이라 싫은 감정이어도 베베님의 것이니까요. 차 한잔 대접하며 시간을 들여 감정에 적절한 이름을 붙여보고, 어디서 왔는지, 얼마나 강한지, 뭐가 억울한지, 어떤 게 큰 상처가 됐는지 물어보고, 차근차근 쓰면서 감정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조금은 객관적으로, 그러나 다정한 마음으로요.

그러면 ‘부정적인 감정’이라는 먼지를 털어낸 두 알맹이를 만나게 되실 거예요. 하나는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하는 욕구예요. 베베님에게 소중한 것들이 좌절된 결과가 부정적 감정이니까요. 하나 하나 그 욕구들을 이해하고 모을수록 나에게 중요하고 지키고 싶은 것들이 분명해지실 거예요. 나머지 하나의 알맹이는 ‘과거의 상처 받은 나’예요. 누가 봐도 아주 힘들었던 순간들일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큰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나에게만은 아주 중요한 욕구가 좌절된 순간들일 수도 있어요. 시간이 많이 지나도 어떤 상처들은 무뎌지는 게 아니라, 나의 이성을 잃게 하는 ‘레드 버튼’이 되기도 하잖아요.

연인과의 관계 개선 고민에 답변이 너무 돌아가고 있죠. 베베님께 반복되는 문제마다 늘 얽혀 있는 유일한 사람이 베베님이라 그래요. 위의 과정은 사실 심리상담으로 나를 이해하는 과정의 셀프 버전이고요. 꾸준히 할수록 베베님이 ‘원하는 것들’과 ‘레드 버튼’들의 구체적인 목록을 가지게 될 거예요. 자, 이제야 준비가 됐습니다. 이 답변글은 마무리할 때가 되었고요.

준비된 목록들을 가지고 사랑하는 사람과 충분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길 바라요. 갈등이 있을 때도, 관계가 좋을 때도요. 사랑하는 상대에게 나를 알리기를 그치지 마세요. 다만 상대의 잘못에 대한 비난과 감정이 폭발하는 공격이 아니라, 세상에 너에게만은 있는 그대로의 나로 편안하게 존재하고 싶은 이유와 베베님이 원하고 지키고 싶은 것들을 존중해달라는 부탁으로요. 완벽할 수는 없어서 또 깜박 잊고, 모진 말 하고, 싸우겠지만요.

베베님이 시간을 들여 스스로를 알아가고 존중하는 만큼, 나를 사랑하는 일이 베베님의 좋은 습관으로 자리잡을수록 연인이나 가족과 같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사랑하며 사는 일이 자연스러워질 거예요. 그럴수록 지금의 나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일들도 별 것 아닌 일들이 될 거고요. 결국 이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네요. 베베님도, 저도, 조금씩, 그런 사람이 되어 가기를, 그 먼 길을 걷는 중에도 선물 같은 작은 기쁨들을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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