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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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인터뷰2025.07.06 · 읽는 데 9

“리추얼을 하는 시간은 하루 중 제일 나답게 즐겁게 있는 시간이에요.” 마틸의 리추얼 이야기

“리추얼을 하는 시간은 하루 중 제일 나답게 즐겁게 있는 시간이에요.”

💚닉네임 : 마틸, 세례명이 마틸다인데 책과 뮤지컬의 주인공 이름이라서 뒷글자를 떼고 마틸로 활동하고 있어요. 마틸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공간에서는 나다운 모습, 사회생활에 맞추지 않은 자연스럽고 추구하는 모습으로 지낼 수 있는 것 같아요.

💚리추얼 경험 : 2022년 11월부터 지금까지 2년 6개월 정도 하루 한 줄 문장 메모를 계속하고 있어요.

💚나의 첫 리추얼 : 하루 한 줄 문장 메모 2022년 11월

💚현재 참여하고 있는 리추얼 : 하루 한 줄 문장 메모, 하루의 중심을 잡는 모닝 페이지, 기록과 정리의 힘을 키우는 마을

💚시도해 보고 싶은 리추얼이 있다면? 언젠가는 달리기 마을

Q. 밑미 리추얼을 어떻게 알고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코로나 시국 이전 글쓰기 모임을 함께하는 동료가 밑미에서 고수리 작가님과 하는 리추얼을 추천해 주었어요. 책 읽고 카톡으로 이야기하는 온라인 모임인데 응원 댓글이 많다고 했던 말이 기억나요. 책과 손으로 문장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그런 것을 좋아하는지 궁금했어요. 제 주변에는 실용서나 과학서, 자기계발서만 읽는 사람들뿐이라서 에세이나 소설을 읽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싶은 것도 있었어요. 그래서 하루 한 줄 문장 메모 리추얼을 시작하게 되었죠.

(오래 전이긴 하지만 리추얼 첫 달을 기억하세요?)

첫 인증 글을 쓰고 엄청 떨렸었어요. 내가 고른 문장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고, 이런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많이 했던 터라 엄청나게 떨렸는데 사람들이 다 좋은 말로 댓글을 달아주는 것을 보고 여기는 따뜻한 곳이구나, 안심했어요. 내가 무언가를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서 내가 무언가를 공유했을 때 거부하는 곳은 아니라는 것에 안심했어요.

(사람들 앞에 나의 것을 내어놓는 것에 대한 걱정되는 마음이 많으셨었군요, 첫 달이 지나고 계속 리추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도 궁금해요)

첫 리추얼을 했을 때 메이커인 희희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내가 책을 읽고 기록하는 것에 대해 누군가가 관심을 보여주는 것도 좋았어요. 이야기하다 보니 관심을 못 받던 아이가 관심을 받게 되어 신난 것 같기도 해요. 희희님이 김신지 작가님의 ‘기록하기로 했습니다’를 보내주셔서 그 책을 읽으면서 리추얼을 이어가는 것도 무척 좋았어요. 리추얼을 하면서 문장 메모를 잘 모으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고요.

Q. 사람들 앞에 무언가를 편하게 내보이는 것에 걱정이 많으셨네요. 리추얼을 하면서 스스로의 변화를 느끼신 것이 있나요?

문장 메모 리추얼을 오래 하면서 종종 들었던 말이 리추얼 하면서 가장 밝아진 사람이 저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첫 선언 미팅 때 나름 편하게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었나 봐요. 지금 생각해 보면 리추얼 참여한 초반에는 나의 취향에 대해 밝히는 것이 조심스러웠어요. 아까 말했던 것처럼 에세이나 소설을 좋아하는데, 주변에 인문서나 과학서,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는 사람들이 가벼운 책을 읽는 것처럼 바라보는 시선을 많이 신경 쓰면서 취향을 잘 드러내지 못했거든요. 나 혼자 좋아하고 혼자 즐겁게 읽으면 된 거지 뭘 이런 걸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리추얼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것들을 드러낼 수 있게 된 것과 밝아진 것이 큰 변화인 것 같아요.

(그때 같이 리추얼을 했던 사람으로, 마틸님이 과학책을 많이 추천해 주셔서 메이트들이 흥미로워했던 기억이 있어요. 저도 마틸님 덕분에 심채경 박사님의 책을 알게 되었고요)

사실 그때도 너무 좋았는데 매우 소심해서 사람들이 정말 관심 있는 게 맞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겉으로 하는 말과 속마음이 다른 간극을 잘 파악해야 하는데 저는 그게 많이 어려웠고 잘 모르겠더라고요. 저는 마음에 느끼는 것을 그대로 하거나 아니면 아니라고 확실히 하는 사람인데 모두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 조심성이 커졌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사람들의 반응을 신경 쓰면서 리추얼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읽고 싶은 책을 읽고 리추얼 인증글을 올렸던 것 같아요.

리추얼을 하면서 모두가 취향이 맞지 않을 수 있고, 취향이 다르다고 해서 미워하거나 깎아내리거나 싫어하거나 배척해야 하는 관계로만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나와 취향이 다르니까 상대방의 취향을 궁금해할 수도 있고 나는 소화하지 못하지만, 메이트의 리추얼 글을 통해서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는 거죠. 저는 리추얼을 하기 전까지 제가 에세이를 좋아하는지도 몰랐어요. 리추얼을 통해 에세이에도 좋은 문장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한동안은 메이트들의 리추얼 글에 나오는 에세이 책들을 엄청 구매했었어요.

Q. 마틸님은 리추얼을 통해서 취향을 드러내도 된다는 것, 그런 과정을 통해 밝아진 모습의 변화를 만나셨군요! 이야기를 나누면서 문득, 마틸님은 어떤 책을 읽거나 구매하시고 한 달에 몇 권씩 읽으시는지 궁금해졌어요. 레터를 읽는 메이트님들에게 추천할 책도 알려주세요!

저는 한 달에 8권에서 10권 정도 완독하는 편이고 병렬 독서를 하는 책은 셀 수가 없어요. ㅎㅎ 시집은 완독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생각날 때 꺼내 읽고 넣어두는 편이고요, 평균 한 달에 15권 정도 구매하는 것 같아요.

소하님이 저에게 추천해 준 성동혁 시인의 ‘뉘앙스’를 요즘 만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있어요. 이 책은 계절과 상관없이 너무 좋은 책인데 매체 같은 곳에서 소개되는 책은 아닌 것 같아서 더 소개하고 싶어요. 여름에 천천히 느리게 읽으면 좋아질 책이고 겨울 이야기가 많아서 겨울을 상상하면서 읽으면 좋아요.

또 다른 책은 ‘들풀의 구원’이라는 책이에요.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들풀들을 하나씩 소개하며 자기 삶과 연결해서 쓴 책이에요. 이 책을 읽으면 슬픈데 용기가 나고, 아무도 응원하는 사람이 없는데 응원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이 책은 잘 되는 이야기가 없어요. 책이나 영화에서는 극적인 계기로 어려운 삶의 어떤 부분이 해결되지만 실제 삶은 그렇지 않잖아요. 대부분의 사람은 쓰러지지 않을 만큼의 고난을 경험하고 포기하지 않을 정도의 실패를 경험하는 것의 반복인 것 같은데 그게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이야기를 건네는 책이에요.

Q. 리추얼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메이트나 메이커, 치어리더의 말이 있는지 궁금해요.

너무 좋은 말들이 많지만, 제일 최근의 댓글을 이야기해 보면 리추얼 글로 이상한 사람에 대한 글을 쓴 적 있어요. 저는 튀는 사람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늘 이상한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엄청나게 애쓰며 살았어요. 스스로가 느끼기에 나는 아주 평범하고 사람들과 똑같은 것 같은데 왜 자꾸 나한테 이상하다고 하거나 독특하고 이야기하는지 의문스러웠어요.

리추얼 글에 ‘이상한 사람이라는 말이 싫고도 좋다’고 썼어요. 글에 희희이 마틸님은 제게 이상한 사람. 이라고 댓글을 써줬는데 다른 메이트들도 내 마음을 읽은 것처럼 비슷한 댓글을 써줬어요. 저에게 이상한 사람이라는 말이 더 이상 비난으로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어 좋았어요. 이번 달에 리추얼을 처음 하면서 저의 글을 읽은 사람에게 제가 이상한 사람처럼 보여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리추얼 내에서 ‘독립문학모임’을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독립문학모임’은 어떻게 시작했고 어떤 모임인가요?

독립문학모임은 올해 2월부터 시작해서 이번 달에 5회차인 하루 한 줄 문장 메모 리추얼 내의 소모임 같은 거예요. 사실 어쩌다가 시작했는데 좋아서 계속하고 있어요. 지난 11월에 우리나라 큰 일이 있었잖아요. 그때 너무 힘들어서 희희님에게 리추얼 메이트들과 줌을 켜고 책을 읽는 조용한 독서회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면서 매주 줌을 켜고 책을 읽고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때 함께한 메이트님이 좋아해 주셔서 저도 무척 좋았어요.

저는 책이 너무 좋고 책 시장이 커졌으면 좋겠기에 책 읽는 친구들이 더 많아지고 이 친구들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메이트들이 어렵다고 느끼는 책을 쉽게 접하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다들 토니모리슨 책이 어렵다는 의견이 있어서 ‘술라’로 첫 모임을 했어요. 책을 읽지 않고 참여해도 약간의 스포를 당할 수 있지만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아서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강원님이 보조 역할을 잘 해주셔서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눌 때도 있고 낭독극을 같이 낭독한 적도 있어요.

독립문학모임은 책 친구가 많아져야 제가 행복하다는 것을 알아서 책 친구를 늘리기 위한 저만의 다소 이기적인 마음을 담은 도구이기도 해요. 책을 읽지 않고 와서 책 이야기를 듣고 궁금해지고 재밌다고 느끼면 책을 읽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 명이라도 저와 모임을 할 사람이 있으면 저는 즐겁게 할 수 있어요.

Q. 마틸님은 정말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 것 같아요. 마틸님만의 리추얼 도구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리추얼을 할 때 찻자리를 만들어요. 나무 쟁반 위에 자사호(차용 주전자), 우림망, 찻잔, 1리터 보온병을 곁에 두고 차를 우리면서 책을 읽으며 문장을 골라요. 보통 출근 전 아침 시간에 차를 우리면서 시집을 짧게 한 편 읽고 돈키호테를 1시간 정도 소리 내어 읽고 그다음에 문장 메모 리추얼을 할 책을 읽어요. 회사에서 읽는 책도 따로 있고 저녁에는 글쓰기를 위한 책을 공부하면서 읽는 편이에요.

책에 줄을 그을 연필과 문장 메모 노트, 메모지, 펜 등도 함께 준비되어 있어요.

Q. 리추얼을 지속하는 나만의 방법 같은 것이 있을까요?

저는 좋아해서 계속하고 있어요. 좋아하니까 재미있고 재미있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이런 것에 재미를 느낀다는 것도 리추얼을 하면서 알았어요.

Q. 마틸님이 생각하는 리추얼은 어떤 것인가요?

하루 중 제일 나답게 즐겁게 있는 시간이고 좋아하는 시간이에요. 남들이 좋다는 거 말고 그냥 내가 좋아서 눈치 보지 않고 즐거운 시간이요. 어쩌면 제가 가장 많이 바뀐 것은 이런 마음의 힘이 생긴 것일 수도 있겠어요.

Q. 다른 분들께 하루 한 줄 문장 메모 리추얼을 소개한다면?

문장 메모 리추얼은 집에 책이 한 권도 없어도 해도 되는 리추얼이에요. 하루 한 줄 문장 메모 리추얼은 하루 읽은 문장 주에 가장 좋은 문장을 쓰는 리추얼이에요. 그 문장이 꼭 책이 아닌 다른 메이트들의 리추얼 글을 보고 좋았던 문장을 골라서 리추얼을 해도 되는 거죠. 좋은 책이 없다고 걱정하지 말고 편히 함께해요.

Q.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지난 시간의 마틸님이라고 생각해요. 리추얼을 쌓아가며 기대하는 마틸님의 모습이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나를 찾아서’라는 그림책에 주인공 물고기가 여러가지 반짝이는 것들이 좋아서 다 삼켜 몸이 얼룩덜룩해지다가 다 토하고 자기만의 빛을 찾는 이야기가 나와요. 저도 호기심이 많고 관심 있는 것들이 많아서 많이 흡수하고 배우는 중인데 시간이 흐른 후에 나한테 맞는 색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이가 들수록 색은 연해지고 마음에 밝은 전구 같은 것을 품고 있어서 필요할 때 빛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고 친구들이 그 빛을 보고 저를 잘 찾아왔으면 좋겠어요.

마틸과 인터뷰를 하면서, 2년 이상의 시간 동안 리추얼을 이어가는 사람에게는 지속적이고 다양한 변화가 찾아온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다시 느낄 수 있었어요. 마틸이 경험한 무표정인 사람이 밝아지는 변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솔직한 나를 드러내는 변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친구들에게 기꺼이 잔뜩 나눠주고 싶고 고민치 않고 행동하게 하는 변화처럼요. 그 변화는 리추얼의 시간이 성실하게 쌓여감과 함께하는 메이트들과 위로와 격려, 응원의 댓글뿐 아니라 서로의 리추얼 기록을 주고받음이었던 것 같아요. 솔직한 나를 드러내도 안전한 곳에서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기록하는 기쁨을 꼭 만나시기를 응원합니다.

이 글을 읽고 나서
비워둘 30분, 오늘부터 만들어볼까요?

이 글과 맞닿은 리추얼을 준비하고 있어요. 14일 코스, 누른 날이 1일차예요.

준비 중
나 리추얼 — COMING SOON
14일 · 오늘 시작 가능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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