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정말 더 나빠지고 있는 걸까요?
안 좋은 부분만 현미경으로 확대해 보며 세상을 부정적이고 위험하게 보고 있지는 않나요?
세상은 왜 언제나 나빠지는 것 같아 보일까?
뉴스나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보면 세상은 계속해서 나빠지는 것 같아 보여요. 잔인한 범죄는 늘어가고, 경제 상황은 점점 안 좋아지고, 기후 위기는 심해지고, 먹고 살기는 점점 힘들어진다는 이야기뿐이죠. 이런 뉴스를 보다 보면 이 세상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는 것 같이 느껴지고,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점점 커져만 가죠. 그런데, 정말 세상은 그렇게 나빠지고 있기만 한 걸까요?
책 <팩트풀니스>의 저자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확증 편향과 비합리적인 본능이 세상을 더 나빠지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고 이야기해요. 우리가 쉽게 빠지는 편향 중 하나는 부정 본능이에요. 부정 본능은 긍정적인 소식보다는 부정적인 소식을 더 잘 기억하게 만들고 과거를 미화시키고 현재를 나쁘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요. 언론과 소셜미디어는 사람들의 주의를 끌 수 있는 자극적이고 두려운 내용을 주로 전달하기 때문에 부정 본능을 심화시켜요.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은 사람은 본능적으로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인 것에 비해 5배 정도 더 크게 받아들인다고 이야기해요. 부정적인 것으로부터 받은 영향을 상쇄시키기 위해서는 그것의 5배에 해당하는 긍정의 힘이 필요한 거죠.

부정성 편향이 만드는 악순환
우리가 부정적인 것을 더 크게 받아들이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원시 수렵채집 시대로부터 살아남은 자들의 후손이기 때문이에요. 원시 사회에서는 외부의 위험에 더 민감하고 빠르게 반응해서 투쟁-도피 반응을 일으켜야 생존 확률이 높아졌을 가능성이 커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는 수렵채집 시대와는 달리 물리적인 위협이 없더라도 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 하루 종일 부정적인 것들을 접할 수 있어요. 우리 뇌는 물리적으로 도망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동일하게 투쟁-도피 반응을 일으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죠. 스트레스 호르몬은 우리 뇌가 상황에 맞게 해석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성적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들어요. 이성적으로 세상을 볼 수 없으니, 부정적인 부분을 확대해서 보는 부정성 편향에 빠지게 되고, 다시 스트레스 호르몬을 방출시키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죠.

있는 그대로 보면 달라지는 세상
세상에는 분명 위험하고 나빠지고 있는 것이 있어요. 하지만 그만큼 긍정적인 것과 좋아지는 것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해요. 데이터로 볼 때 우리는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어요. 불과 몇백 년 전에 태어난 사람들은 아주 소수를 제외하면 매년 먹을 것을 충분히 구할 수 있을지 걱정해야 했지만 이제 우리는 과체중과 비만을 걱정할 정도로 먹을 것이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비교적 쉽게 소유할 수 있고,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죠. 하지만 우리는 긍정적인 것은 당연히 여기고, 부정적인 것은 훨씬 크게 확대하며 암울한 미래를 전망해요.
물론 부정적인 것을 인지하는 것은 중요해요. 기후변화, 빈부격차, 핵전쟁, 정치적 양극화와 같은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인식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정말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싶다면 세상의 다양한 측면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어야 해요. 부정적인 것만 확대해서 바라보면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우울과 불안에 사로잡혀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 빠지거나, 자포자기하며 문제를 회피해 버리기 쉬워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변화
그럼, 우리 본능 속에 자리 잡은 부정성 편향을 극복하고, 하나뿐인 삶을 잘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책 <부정성 편향>의 저자들은 ‘나쁜 것 섭취 줄이기’를 제안해요. 건강을 위해 정크푸드를 피하는 것처럼,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소식만 전달하는 뉴스나 소셜미디어를 차단하는 거죠. 본능적으로 부정적 소식에 주의가 갈 땐 부정성 편향을 가지고 있는 자신을 책망하기보다는, 이 본능은 생존을 위해 생겨났고, 한때 우리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필요해요. 우리 마음속에 떠오르는 부정적인 마음을 알아차리고, 거리를 두고 볼 수 있는 힘을 키울 때, 우리는 긍정적인 것 또한 발견하고 알아차릴 수 있죠.
부정적인 것은 긍정적인 것보다 5배나 힘이 세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삶 속에서 긍정적인 것을 알아차리는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해요. 감사일기를 쓰거나, 긍정카드를 필사하는 것, 칭찬일기를 쓰는 것 같은 리추얼은 우리가 잊기 쉬운 일상의 긍정성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죠.
마지막으로, 나부터 아주 작은 친절을 실천해 봐요. 다음 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거나, 쓰레기를 줍거나, 음식점에서 맛있게 먹었다는 인사를 해보는 거예요. 공포와 분노가 쉽게 전염되는 만큼 사랑과 친절에도 전염성이 있어요., 내가 베푼 작은 친절은 돌고 돌아 세상을 조금 더 친절하고 다정하게 만들어 줄 수 있어요. 세상이 나빠지고 위험해지고 있다고 걱정하는 마음은 잠시 내려놓고, 세상의 좋은 것을 보려 노력하고 작은 친절을 실천할 때, 세상은 변하기 시작할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