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쉬지 못할까요?
휴식 시간이 생겨도, 그 시간을 즐기는 대신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다는 압박을 느끼며, 제대로 쉬지도 일하지도 못하는 찝찝한 시간을 보내지는 않나요?
24시간 생산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
생산성과 효율성은 언제부턴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을 침범하기 시작했어요. 생산성은 우리가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하면, 더 많은 여가를 누릴 수 있다는 약속과 함께 등장했어요. 하지만 일터에서 생겨난 생산성의 개념은 우리에게 더 많은 여가를 돌려주는 대신 삶의 모든 부분에서 더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삶을 살아야만 ‘옳은 것’이라는 강박을 심어주기 시작했어요. 생산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강박으로 우리는 지키지 못할 스케줄과 계획으로 하루를 꽉꽉 채우고, 행여 계획을 지키지 못하면 자책하며 죄책감을 느껴요. 가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빈 시간이 생겨도, 그 시간을 즐기는 대신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다는 압박을 느끼며, 제대로 쉬지도 일하지도 못하는 찝찝한 시간을 보내곤 해요.

모든 것을 측정하고 전시하고 기록하는 삶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등장은 우리의 생산성 강박을 증폭시켰어요. 기술은 삶의 모든 부분을 좀 더 세밀하게 측정하고, 기록하고 전시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고, 개인은 마치 기업이 제품을 만들고 마케팅하듯 개인의 삶을 포장하고 전시하며 관리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우리는 이제 여행을 떠나도 그 순간을 온전히 느끼며 즐기기보다는 소셜미디어에 올리기 좋은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달리기를 하거나 운동을 할 때도 내 몸에 주의를 기울이고 감각을 느끼기보다는 앱에 측정된 기록과 사진을 더 신경 써요. 마케터가 성과를 측정하듯, 자신이 올린 글의 좋아요 수나 댓글 수를 신경 쓰며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성과가 날까 고민하기도 하죠. 이렇게삶의 모든 부분을 측정하고, 기록하고, 전시하다 보면 나의 존재를 위한 시간은 없어지고, 나를 더 좋은 상품으로 만들기 위한 시간만 남게 돼요. 자기 자신이 상품으로 존재할 때 일상의 모든 순간은 나라는 상품을 더 잘 팔기 위한 업무가 되어버리고, 우리는 단 한 순간도 맘 편히 쉴 수 없게 되죠.

맹수에게 쫓기는 모드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
이렇게 삶의 모든 부분에서 생산성을 측정하고, 나라는 상품을 더 잘 팔기 위해 신경 쓰며 살다 보면 늘 긴장 속에 살 수밖에는 없어요. 이때 우리 몸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며 교감신경을 활성화 시켜요. 몸을 긴장하게 만들고, 심장박동이 빨라져요. 혈압이 높아지고, 예민하고 민첩하게 움직이기 위해 소화작용은 느려지죠. 과거에는 맹수를 만나거나 생존을 위해 사냥을 할 때와 같이 짧고 강력한 긴장을 요구할 때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었어요. 이를 이용해서 우리 조상들은 위급한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었고,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난 몸은 곧바로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우리가 휴식하고 이완할 수 있도록 만들었죠.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더 이상 맹수에 습격당할 일도, 생존을 위해 사냥을 할 일도 없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긴장하고 신경 쓰며 교감신경을 활성화 시켜요. 이렇게 일상의 대부분을 맹수에 쫓기는 모드로 생활하다 보면 우리 몸의 항상성은 깨지고, 늘 피곤하다고 느끼며, 스트레스로 인한 다양한 질병에 시달리게 돼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빠르고 바쁜 현대 사회는 개인을 끊임없는 긴장과 스트레스 상황으로 내몰기 쉬워요. 이럴 때일수록 의식적으로 멈춰서 진정한 휴식의 시간을 가져야 해요.
잘 쉬어야 더 멀리 갈 수 있어요
그럼, 정말 잘 쉬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지난주 뉴스레터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휴식을 위해 ‘잘 쉬어야겠다’는 의지력을 발휘하는 것보다는 내 주변의 환경을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해요. 나를 제대로 쉬지 못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그것을 제거하거나, 하루 30분 만이라도 그것으로부터 단절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환경을 바꾸는 것이 중요해요. 내가 굳이 의지력을 발휘할 필요가 없게끔 산책을 나갈 때는 스마트폰 없이 걸으며 내 몸의 감각을 있는 그대로 느껴보고, 휴가를 갈 땐 과감하게 메일 앱을 지우고 업무를 위임해서 온전히 단절된 시간을 확보하는 식이죠.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나에게 충분한 이완의 시간을 주는 거예요. 1929년대에 사람들의 분당 호흡수가 4.4번이었던 데 반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분당 15~20번을 호흡하며 살아간다고 해요. 이렇게 긴장되고 흥분된 상태로 사는 것은 고무줄을 계속해서 팽팽히 당기는 것과 비슷해요. 아무리 탄성이 좋은 고무줄도 계속해서 당기다 보면 끊어지듯,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고무줄을 느슨하게 하는 이완의 시간이 필요해요. 천천히 호흡하며 걷거나, 명상이나 요가,감사한 일을 떠올리며 감사일기를 쓰는 것과 같은 활동은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고 우리 몸과 마음이 충분히 이완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어요. 새나 나무를 관찰하고 자연 속을 걷는 산책도 일상의 바쁜 속도에서 벗어나서 충분히 이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좋은 활동이죠.
메이트님은 요즘 어떤가요? 몸과 마음의 피곤이 반복된다면, 작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기준은 높은데 정작 실행하지 못해 불안함만 커지고 있다면,더 생산적이기 위해 애쓰는 것을 잠시 멈추고, 충분히 쉬고 있는지 내 삶을 점검해 보세요. 잘 쉬는 것은 멈춰 서는 것이 아니라, 더 멀리 잘 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