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
죽음을 생각하면 바로 지금 현재에 더 충실할 수 있어요
“나는 금방 죽는다.”
철학자 최진석 교수는 아침에 일어나 서너 번 정도 이 말을 중얼거린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날 하루는 덜 쩨쩨해지고,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소중하게 쓸 수 있고 번잡하고 부산스러운 일보다는 중요한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우리는 모두 한 번은 죽음을 맞이하게 돼요. 삶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죽음을 향해 한 발자국씩 나아가는 여행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을 내 일상으로 끌어안아 절실히 느끼며 살아가는 대신, 가장 깊숙한 곳으로 밀어넣고 가급적 생각하지 않고 지내려 합니다. 인간이 느끼는 두려움 중 가장 궁극의 두려움이 바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기 때문입니다.

죽음 이후에 대한 불확실성, 나라는 존재가 더이상 연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단절감, 죽음의 과정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 죽을 때는 결국 혼자일 수 밖에 없다는 외로움 등이 우리가 죽음을 멀리하고 두려워하는 이유일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은 대부분 ‘나는 죽는다'라고 말하는 대신, ‘사람은 죽는다’라고 표현합니다. 나라는 명확한 실체가 아닌 사람이라는 애매한 추상적인 개념과 죽음을 연결시키면서 나를 죽음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게 하려는 것이죠.
하지만 알 수 없는 죽음 후의 세상을 굳이 가정하지 않더라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죽음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삶은 더 소중한 의미를 지닐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유한하다는 생각은 우리에게 무엇이 더 소중한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좀 더 치열하게 고민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니체는 ‘죽음은 곧 삶의 완성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내가 죽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할 때 우리는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한 삶을 사는 게 아니라,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좀 더 절실하게 생각해볼 수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인스타그램을 새로고침하며 다른 사람의 인생을 둘러보는 것보다 더 가치있는 것임을 깨닫고, 그렇게 살기 위해 변화하게 되는 거죠.
어쩌면 바로 지금이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기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죽음은 역설적으로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나에게 주어진 하루가 얼마나 가치있는지, 내 주변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의 존재가 얼마나 감사한지, 혹은 내가 두려워했던 무언가가 죽음 앞에선 얼마나 시시해지는지 알아차릴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죠. 지금 잠깐 시간을 내어 스스로 되내어 보세요. ‘나는 금방 죽는다.’라고 말이죠. 이 말이 여러분이 조금 더 충실한 오늘을 보내는 데 도움을 주는 마법의 주문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