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미
CONTENTS
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심리 이야기2024.03.04 · 읽는 데 4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이해할 수 있나요?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과 즐겁게 대화할 수 있나요?

너무나 다른 우리들

‘저 사람은 어떻게 저럴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을 만난 적, 아마 한 번쯤은 있을 거예요. 반대로 누군가 나를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어떻게 저런 생각을 갖고 살 수 있지?’라고 말이죠. 인간은 본능적으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선호해요. 그래서 특정 문제에 대해 나와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을 만나면 동질감을 느끼고 안정감을 느끼죠. 하지만 나와 100%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을 찾는 건 불가능해요.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같은 가치를 공유했지만, 젠더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을 수 있고, 정치적으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그 안의 수많은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수도 있죠. 하지만 우리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공유한다고 믿었던 사람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걸 발견하면 실망할 때가 많아요. 더 나아가서는 나와 다른 생각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한 집단을 악마화하거나 희화화하면서 내 생각만이 옳다는 주장을 강화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기도 하죠.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결핍 욕구 중 하나로 안전 욕구와 소속의 욕구를 이야기해요. 우리는 나와 비슷한 사람과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고 소속감을 느껴요. 반면,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있을 때는 내 의견을 방어해야 할 것 같다는 마음에 심리적인 위협을 느끼고, 홀로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느끼죠. 우리의 이런 본능은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대신 피하거나 배척하게 만들어요. 일단 나의 의견이 생기고 나면, 우리 뇌는 내가 이미 믿는 것을 더 확고하게 하는 식으로 편향을 가지고 작동해요. 본능적으로 나의 견해와 일치하는 정보를 찾고, 똑같은 양의 정보가 있어도 내 믿음을 강화시켜 주는 정보에 더 주목하고,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평가절하하는 식이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분법적인 태도 또한 나와 다른 타인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어요. 모든 것을 내 편 아니면 네 편으로 나누는 이분법적인 마음은 사람 안에 존재하는 생각의 다양성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데 에너지를 쏟는 대신 나와 다른 생각을 모두 퉁쳐서 ‘틀림’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 밀어 넣어요. 착함과 나쁨, 좋음과 싫음, 이득과 손해같이 이거 아니면 저거라고 구분하는 이분법적인 마음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복합적이고 모순적인 면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것을 방해하고, 밖으로 드러난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모든 것을 단순하게 판단하게 만들어 버리죠.

배척하면 쪼그라들고 이해하면 넓어지는 세상

헷갈리지 말아야 하는 것은 이것도 저것도 모두 옳다는 식의 중간자적 태도가 우리가 추구할 방향은 아니라는 거예요. 충분히 생각하고 고민하지 않아서 내 의견이 없는 것을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으로 포장하는 건 자기를 속이며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세계에 머무르는 것이니까요. 우리가 정말 배워야 하는 태도는 오랜 기간 고민하고 사유하며 다져진 단단한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그 신념이 ‘어쩌면’ 변할 수도 있고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와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기르는 거예요.

다양한 취향을 섭렵하고 새로운 일을 하고 끊임없이 여행을 떠난다고 자기 세계가 넓어지지 않아요.진정으로 자기 세계를 넓혀가고 싶다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또 다른 세계와 부딪히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해요. 이 과정은 우리의 본능과 습관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이니 괴롭고 하기 싫지만,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의 본능은 끊임없이 타인을 판단하며 재단하고, 내편 네편으로 편을 가르고, 내 생각만이 옳다는 편협한 생각을 강화해요. 나이를 먹으면 좀 더 너그럽고 포용력이 생긴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자기 본능을 거스르며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는 나이를 먹을수록 더 좁은 마음을 가지게 되는 거죠.

메이트님이 굳게 믿고 있는 어떤 신념이 있나요? 그 신념에 배치되는 사람을 만나면 어떤 마음이 드나요? 이번 주에는 의도적으로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한 번 생각하고 공감하려 노력해 보세요. 그전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누군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발견하고 내 세계를 조금 넓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함께 나눈 이야기

2

기존 밑미 사이트에서 옮겨온 이야기예요. 회원 정보를 옮기기 전이라 쓰신 분의 이름은 아직 보이지 않아요.

  • 2024.03.0410

    출근해서 간만에 뉴스레터 메일함을 열었는데, 밑미레터 제목이 다른 날보다 유독 더 눈에 띄었어요. 저는 많이 경험하고 배우고 나누고 제 우물 안에서 벗어나 다른 관점을 갖는 것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 어떤 한 주제를 반대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이게 정말정말 찐친 아니고서는 대화를 나누기 조금 민감한 토픽이 많아서 이야기를 할 상대가 많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저와 성격이 비슷한 남자친구와 근 2년을 만나면서, 정말 숱하게 많은 토론을 나누고 있어요..! 젠더 이슈를 포함해서 세대간 갈등, 복지, 동물 등등 반대되는 의견을 말하고 듣는 것에 별다른 연습이 되어 있지 않았던 저는 다른 의견을 말하는 그 친구의 말이 흡사 저를 공격하는 것처럼 들릴 때가 많았어요. 울기도 정말 많이 울었고 남들 다 싸우는 주제를 가지고서는 한 번도 다퉈본 적 없지만 우리 외부의 이야기를 하다가 헤어지니 마니 한 적은 정말 많았어요. 그렇지만 그런 힘든 대화의 과정을 수십번 거쳐오니 이제 조금은 서로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친구의 사고방식도 가치관도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더라고요. 제가 보편적이라고, 맞다고 믿어왔던 세계관을 70%정도 허물고 새로이 땅을 다지고 있는 느낌이랄까요..옛날에도 저는 제가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대립되는 의견을 듣고 내 이야기를 많이 해본 지금은 옛날을 떠올리면 마치 한 층 위에 있는 계단에 서서 어린 저를 바라보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토론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이 중요하겠구나 참 많이 느꼈고요. 반대로 제가 세상을 보는 관점이 넓어지고, 반대의 입장까지 살펴보게 되니 인생을 조금 피곤하게 살게 된 것 같다는 느낌도 왕왕 받아요 ㅎㅎ 그..유명한 소설 문장 하나 있잖아요, 내 우울은 지성의 부산물이라는..그 말에 조금 공감하는 입장이에요. 온라인 상에서 프로불편러로 치부되는 사람들을 보면 제 얘기 같기도 하고요. 매번 너무 깊어지는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으려는 노력도 같이 해야 균형이 어느 정도 맞는 것 같더라고요. 댓글이 너무 길어졌지만 이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저는 오늘 밑미레터의 내용이 너무 반가웠습니다!!! 나랑 반대되는 가치관을 가진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든 과정이지만, 물고 늘어지며 오랜 시간 대화를 해본 적이 없다면, 우리가 제대로 대화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꼭 모두가 거쳐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답글2024.03.044

      @에그쉘 맞아요.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만나서 내 우물만 들여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을 때가 많았어요 저도. 그리고 취향이나 성격이 비슷해서 사상이나 가치관까지 비슷한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생각을 갖고 있어서 놀라울 때가 많았고요. <더 커뮤니티: 사상검증구역> 프로그램 추천 드려요. 설날에 동생과 이 프로그램 보면서 얘기 나눴는데 재밌었습니다. 저와 반대의 사상을 가진 사람의 생각이 어떤 회로로 흘러가는지 보는 재미도 있었고요.

이 글을 읽고 나서
비워둘 30분, 오늘부터 만들어볼까요?

이 글과 맞닿은 리추얼을 준비하고 있어요. 14일 코스, 누른 날이 1일차예요.

준비 중
나 리추얼 — COMING SOON
14일 · 오늘 시작 가능 예정
밑미레터

매주 월요일 아침 6시 편지를 보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