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르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 때가 있나요?
게으른 자신을 비판하며 좀 더 부지런해져야겠다고 스스로를 채찍질 하고 있다면 다시 생각해봐요!
좀 더 부지런해야겠다고 생각하나요?
'나 게으른 것 같아...'라는 생각을 한 번쯤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게으른 자신을 책망하며 ‘좀 더 부지런해져야 하는데…’라며 안달복달하죠.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데번 프라이스는 책 <게으르다는 착각>에서 사회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신념 체계 중 우리를 가장 교묘하게 속이고 있는 것이 바로 ‘게으르다는 착각’이라고 이야기해요. 이 신념 체계는 열심히 일하는 것이 쉬는 것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하고, 생산적인 사람이 생산적이지 않은 사람보다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나의 가치란 곧 나의 생산성이고, 그렇기 때문에 항상 ‘더’할 수 있고, 나의 한계를 계속해서 뛰어넘어야 한다고 스스로 믿게 만들어요. 사회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한 스포츠 선수, 밤새워 일하며 끊임없이 도전해서 자수성가한 사업가,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서 재기한 사람들을 치켜세우며 바로 이렇게 ‘부지런하게’ 사는 것만이 가치 있는 삶이라고 이야기하죠.

게으름에 대한 만들어진 신념
언제부터 게으름은 나쁘다는 신념 체계가 사회적으로 널리 퍼지게 되었을까요? 데번은 미국에 청교도인이 이주하던 시기를 그 시작으로 이야기해요. 청교도인은 근면은 신이 그를 구원하기 위해 선택한 신호라고 오랫동안 믿어왔거든요. 이런 믿음은 노예들이나 하인들을 부리기 위한 동기부여에도 탁월했어요. 근면 성실하게 일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으며, 이런 행위는 천국에서 보상받을 수 있다고 가르쳤죠. 근면에 대한 찬양과 게으름에 대한 비판은 대중매체를 통해 성공하고 싶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퍼져나갔어요. 사람들은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노력과 능력을 열심히 발휘하기’만’하면 된다고 믿었고, 가난하거나 질병이 있는 등 사회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충분히 열심히 살지 않았기 때문, 즉 게으름 때문이라고 믿게 했죠.
게으름은 우리의 몸과 마음의 경고
데번은게으르다는 것은 사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우리에게 주는 ‘경고’라고 이야기해요. 게을러 보이는 행동은 사실 우리 삶에서 무언가 바꿀 필요가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는 거죠. 일을 해야 하는데 자꾸 미루게 되고 하기 싫은 마음이 든다면 과도한 업무로 피로가 쌓였을 수도 있고, 사실 내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고 있다는 뜻일 수도 있어요. 혹은 너무 잘하고 싶다는 완벽주의 때문에 계속해서 미루는 것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우리는 내가 왜 게으른 행동을 하는지 고찰해보기 보다는 게으른 자기 자신을 비난하면서 이렇게 게으른 나는 가치가 없다고, 가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게으름을 ‘극복’하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자기를 채찍질해요.
게으름은 비판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에요. 사회는 우리에게 게으름은 악덕이고, 최대한 많은 일을 하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가르치지만, 게으름은 사실 강력한 자기 보존 본능이 나타난 것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이 평화와 고요함을 애타게 찾고 있다는 뜻이에요. 지속해서 피곤하다고 느끼거나, 동기부여가 안된다면 자기를 채찍질하며 부지런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느낌에 귀 기울이고 인정해야 해요. 게을러진다는 것은 삶에서 휴식과 놀이, 회복을 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할 시간이라고 우리의 몸과 마음이 주는 신호인 거죠.
나만의 속도를 찾아요!
‘게으름은 악덕’이라는 거짓 신념을 무시하고 나만의 속도로 나다운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정이에요. 사회 전체가 가지고 있는 통념을 거부하고 나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이고, 내가 가지고 있는 믿음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잘 알아야 하거든요. 하지만 이것 하나만 잘 기억한다면 게으름이라는 거짓에서 빠져나오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바로 나의 가치가 나의 생산성이나 나의 일, 나의 성취와 전혀 연관이 없다는 사실이에요. 나는 무엇을 만들어 내기 위한 수단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나라는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 있다는 것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인정한다면, 게으름이라는 거짓에서 빠져나와 진짜 나다운 삶을 살 수 있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