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평가모드로 살고 있지는 않나요?
24시간 평가모드로 살아가지는 않나요?
하루 중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자신이나 남을 평가하는 데 쓰고 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평가는 생각보다 우리 삶에 더 깊숙이 들어와 있어요.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평가받는 환경에 노출되어 살아가니까요. 학교에서는 시험 점수로 등수가 매겨지고, 취업할 때는 스펙으로, 직장에서는 성과로 평가받아요.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우리를 따라다니는 외모에 대한 평가도 빠질 수 없어요. 거울을 보거나 옷을 입을 때마다 자신의 얼굴과 몸을 평가하며 왜 더 날씬하거나 잘생기지 않은지 판단하고, 거리에서 마주치는 낯선 사람들의 외모를 훑어보며 그들의 복장이나 외모를 판단하기도 해요. 요즘에는 평가의 기준이 점점 더 늘어나서 소셜미디어의 팔로워 수, 사는 동네, 취향, 센스까지 평가의 대상은 끊임없이 늘어만 가요. 심지어는 휴식이나 여가시간을 얼마나 잘 사용하고 있는지까지 평가하며 더 잘하려 애쓰며 노력하곤 하죠.
평가모드로 살아갈 때 만나는 완벽주의와 결과주의
평가모드가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평가가 필요한 때가 있고, 평가는 우리가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유용한 도구가 되어주기도 하니까요. 문제는 평가가 삶의 모든 분야를 점령해 버렸다는 데 있어요. 우리는 굳이 평가가 필요 없는 일상의 순간조차 평가모드로 살아가게끔 길들어져 버렸죠.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세요. 그냥 좋아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그림을 그리고, 게임을 했던 시절이요. 그 시절에는 잘하는지 못하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저 하는 그 과정 자체가 즐거웠죠.
하지만 평가모드로 살아가는 것이 익숙해지면서 우리는 과정보다는 결과에, 즐거움보다는 성과에 집중하게 되었어요. 결과에 집중하다 보면 우리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과정 그 자체에서 경험하는 배움과 즐거움은 무의미하게 느끼기 쉬워요. 이분법적으로 성공 혹은 실패, 좋은 것 혹은 나쁜 것, 잘하거나 못하는 것으로 나누며 중간지점에서 느낄 수 있는 수많은 다양한 경험과 감정들을 놓치게 만드는 거죠. 사실 우리 삶에서 이분법적으로 나눠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어요. 서툴러도 재미있을 수 있고, 실패 속에 더 큰 배움이 있고, 좋은 것 속에 싫어하는 것이 함께 있기도 하죠.
하지만 모든 것을 평가하고 재단하려는 마음은 삶의 이런 모순과 그 안의 아름다움을 껴안는 대신 하나의 정답을 쫓게 만들어요. 평가의 기준은 대부분 외부에 있으니 내 안의 목소리를 듣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기 위해 타인의 말을 듣고, 외부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게 만들죠. 우리가 끊임없이 평가모드를 켜고 살아가는 한 우리는 끝나지 않는 평가의 굴레 속에서 영원히 만족하지 못한 채 살아갈 수밖에 없어요.

평가모드에서 벗어날 때 만날 수 있는 자유로움
평가모드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갑자기 세상과 단절하고 내 멋대로 살아간다거나, 아무것도 평가하지 않는 방관자가 되는 것이 아니에요. 평가모드에서 벗어난다는 것의 진짜 의미는 모든 것을 점수 매기고, 좋고 나쁨과 같이 이분법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잠시 멈추고 나를 포함해서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그저 일어나는 대로 알아차리고 관찰하는 연습을 하는 거예요. 실수한 나에게 ‘바보 같아.’라고 평가하는 대신, ‘조급한 마음이 들어서 실수를 했구나.’라고 중립적으로 알아차리고 관찰하는 거죠.
평가모드에 있을 때 우리는 은연중에 통제하려는 마음, 기준에 맞춰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돼요. 하지만 평가를 내려놓고 관찰자 모드로 세상을 보기 시작하면 우리 마음속에 있던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던 틀이 점점 헐거워지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어요. 모든 존재를 평가하고 판단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대신 존재하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으니 미워하는 힘은 약해지고,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힘은 커져요. 뭐든지 자세히 관찰하고 가까이 바라보면 그 안에는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사랑스러운 면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거든요.
평가모드에서 관찰모드로 나아가는 법
평가모드에서 벗어나서 관찰모드로 나아가는 건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에요. 우리에게는 수십 년간 몸과 마음에 새겨진 평가 본능이 자리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내가 평가모드로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의식하기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거든요. 오늘 밑미레터에서는 평가모드에서 관찰모드로 나아가는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해 볼게요.
첫 번째로 내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평가의 언어를 알아차리고 관찰의 언어로 바꿔보세요. ‘나는 그림을 잘 못 그려’라고 평가했다면 ‘나는 그림 그리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불편하게 느끼는구나.’라고 평가를 배제하고 일어난 일과 내가 느끼는 감정을 관찰하고 적어 보는 거예요. 이렇게 알아차리고 언어를 바꿔주는 연습을 하다 보면 자동반사적으로 나왔던 평가모드가 점점 관찰모드로 바뀌게 될 거예요.
두 번째로 평소의 나라면 전혀 안 할 것 같은 새로운 것을 해보고 그 과정을 관찰해보세요. 특히 내가 느끼는 감각에 좀 더 주의를 두고 알아차리는 연습을 해봐요. 그림을 안 그렸다면 그림을 그려보고, 전혀 가지 않을 곳에 가보고, 춤을 춰보는 거예요. 새로운 것, 안 해본 것, 서툰 것을 하다 보면 일어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힘이 좀 더 커져요. 좀 더 호기심 이런 눈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고 감각으로 알아차리는 힘을 기를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감사일기를 써보세요. 일상에 이미 존재하는 감사할 것들을 찾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금 여기에 일어나는 것들을 관찰하게 돼요. 감사함은 좋고 나쁨의 판단을 넘어서는 우리의 느낌이기 때문에 일상에서 감사한 것들을 찾기 위해 관찰하고 감사하는 연습을 하면서 우리는 자연스레 평가모드에서 관찰모드로 전환할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