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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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심리 이야기2023.02.13 · 읽는 데 5

나의 무의식은 무엇을 만들고 있을까요?

무의식이 만들어 내는 무의식적 편향과 편견

나는 나를 정말 다 알고 있을까?

심리상담을 받거나 모닝 페이지를 쓰다 보면 가끔 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기억에서 완전히 잊혀진 과거의 어떤 일이 무의식 속에 남아서 지금의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때가 있거든요. 인간을 이해함에 있어서 가장 획기적인 발견 중 하나는 프로이트에 의해 발견된 ‘무의식’일 거예요. 무의식을 발견하기 전, 사람들은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이고, 이성이 우리를 인도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어요. 꿈이나 직관, 감정, 느낌 같은 것들은 미신으로 취급되거나 무시되기 일쑤였죠.

하지만 무의식이 발견되며 우리는 더 이상 인간이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며, 직관이나 느낌, 감정은 인간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더불어 자라온 방식, 일상의 경험, 주변 환경, 미디어를 통해 접한 언어와 이미지는 비록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기억에서 사라진 것처럼 보여도 무의식이라는 심연에 남아 우리의 행동과 판단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무의식은 어떻게 편견과 차별을 만들어 낼까?

행동과학자 프라기야 아가왈은 저서 <편견의 이유>에서 무의식적 편향은 인종, 젠더, 신체 조건, 성적 지향, 외모, 직업 등 우리 삶의 전반에 존재하며, 사람들은 자신이 평등주의자이며 어떠한 편향도 없다고 믿고 싶어 하지만 사실 우리 모두가 무의식적 편향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라고 이야기해요.

우리가 무의식적인 편향에 빠지게 되는 이유는 우리의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요. 우리는 매 순간 수많은 정보를 받아들여요. 뇌는 가장 효율적이고, 생존에 유리한 방식으로 정보를 구성해서 판단하려 하는데 그 과정에서 오류가 만들어지죠.

무의식적 편향을 만드는 대표적인 뇌의 작용 중 하나는 바로 확증편향이에요. 확증편향은 무의식적으로 기존 견해와 일치하는 증거만 보거나 찾는 성향을 이야기해요. 정보 과부하는 혼란을 주기 때문에 잡음을 걸러내고 기존의 틀에 맞는 것만 골라 기존 의견을 일반화하는 거죠. 이런 확증편향이 쌓이다 보면 한 집단에 대한 굳어진 의견이 만들어지고 이렇게 만들어진 고정관념은 특정 집단에 대한 무의식적 편견이나 차별을 만들어 낼 수 있어요. 나와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만 소통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환경은 이런 확증편향을 더 공고히 만들기도 해요.

또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나와 비슷하거나 같은 부류에 속한 사람들을 편애하고, 나와 다른 사람에게 느끼는 위험은 훨씬 과장되게 평가해요. 내집단 편애라고 부르는 이런 심리적 경향은 과거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커요. 같은 부족끼리 무리를 짓고 살아가는 환경에서 다른 부족은 잠재적 위험을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았고, 부족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부분이 많을수록 더 많이 경계하고 위험을 과장해서 판단했어야 했던 거죠. 이런 논리는 현대 사회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지만, 문제는 우리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은 사회변화를 따라오지 못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아직도 나와 다른 모습의 집단에 대해서는 더 많이 경계하며 무의식적인 편견과 차별을 만들어 내곤 하죠.

우리는 세상을 평등하게 본다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자신만의 색안경을 끼고 끊임없이 판단하며 살아가요. 그렇기에 진심으로 편견을 거부하고 스스로 평등하다고 자신하는 사람도 편견 있는 방식으로 행동하고 남을 차별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해요. 무의식은 내가 알아차릴 수 없는 부분이니 어쩔 수 없다고 자포자기하며 편견과 차별을 방치하는 것 또한 책임 있는 태도는 아니에요. 우리는 이미 수많은 연구를 통해 뇌가 어떻게 편견을 만들어 내는지 발견하고 있고, 상투적인 미디어 환경과 편향된 소셜미디어, 별생각 없이 쓰는 언어와 저항 없이 받아들여지는 고정관념이 어떻게 편향을 학습시키고 차별과 편견을 만들어 내는지 알게 되었거든요. 그러니 나는 몰랐다고 방관하는 대신, 우리 모두 가해자이며 피해자라는 것을 인정하고, 변화를 위해 작은 행동을 취하는 것이 필요해요.

무의식적 편향을 극복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무의식적 편향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앞서 우리의 무의식이 편향을 만들어 내는 이유는 뇌에서 정보를 빠르게 자동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자동모드로 뇌가 돌아갈 때 편견 또한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거죠. 그래서 우리의 자동모드를 의식적으로 수동모드로 전환시키는 것이 무의식적인 편견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요. 오늘 밑미레터에서는 일상에서 실천해 볼 수 있는 2가지 방법을 제안하려 해요.

첫째. 중요한 판단을 하거나 말을 하기 전 잠시 멈춰서서 의식적으로 자신이 하는 말과 판단을 곱씹어 보세요. 말과 행동 속에 숨어있는 무의식적 편향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무의식을 의식화하고 변화시킬 수 있어요. 이 과정은 우리가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는 과정과도 닮아있어요. 무의식적으로 행하던 것을 알아차리고 천천히 곱씹으며 다시 생각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꿔나가는 과정은 우리의 무의식적 편견을 바로잡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삶 전체를 좀 더 의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 주죠.

둘째. 집단 전체를 일반화할 수 있는 표현은 가급적 사용을 자제해요. 한국인, 흑인, 트렌스젠더, 노인, 여자, 남자와 같이 집단 전체를 일컫는 말은 고정관념을 만들고, 집단 간의 차이를 강조하며 무의식적 편향을 만들 수 있어요. 긍정적인 표현이라 생각되어도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아요. ‘아시아인은 수학을 잘해’라는 편견은 수학을 못 하는 아시아인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백인, 흑인, 히스패닉 등의 다른 인종에 대한 무의식적 편견을 만들 수 있거든요. 집단을 일반화하지 않고 개개인의 구체성에 집중할 때 우리는 각자가 가진 고유함을 발견하고 다름을 진정으로 축복할 수 있어요.

얼마 전 한때 재미있게 보던 미드 <프렌즈>를 다시 본 적이 있어요. 예전에는 재밌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더 이상 재미있지 않았고 오히려 불편한 감정이 올라오는 것을 알아차렸죠. 당시에는 코미디의 소재로 당연하게 여겨졌던 많은 것들이 이제는 불편하게 느껴진다는 것은 분명 저를 포함해서 우리 사회가 변하고 있다는 표시일 거예요. 뉴스레터를 쓰면서도 무의식에 숨어있는 편견과 차별이 글로 드러나지 않는지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10년, 20년이 지난 후에 다시 봤을 때 조금은 덜 부끄러울 수 있게 말이에요.

이 글을 읽고 나서
비워둘 30분, 오늘부터 만들어볼까요?

이 글과 맞닿은 리추얼을 준비하고 있어요. 14일 코스, 누른 날이 1일차예요.

준비 중
나 리추얼 — COMING SOON
14일 · 오늘 시작 가능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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